동성로 속옷거리 '서울 명동' 뺨치네!

  • 입력 2008-08-08   |  발행일 2008-08-08 제36면   |  수정 2008-08-08
톡톡 튀는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쇼핑명소'로 자리잡아…전국매출 1위 매장도 이곳에
◇…동성로의 새 명소로…20∼30대가 주고객 "남자 손님도 많아요"
◇…타지역 매장보다 일일 판매액 2∼3배 높아 "입점만 하면 대박"
◇…출입문 손잡이가 속옷 모양 "톡톡 튀어야 산다"
동성로 속옷거리

'KISS REPUBLIC' 'SOLB' '더데이 언더웨어' 'Yes, renoma Gym' 'EBLIN' 'Body Pops'….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패션속옷 브랜드명이다. 동성로 로데오거리에서 자주 접하는 상점 간판이기도 하다. 대구 젊은이들의 쇼핑 명소, 동성로 로데오거리가 '속옷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로데오거리의 중심격인 삼덕1가 네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들 속옷매장은 모두 12곳. 속옷 전문브랜드가 아닌 보세 전문점을 포함하면 15곳에 달한다.

'대구 동성로는? 속옷 천국.'

지난 1일 오후 동성로 로데오거리에 자리한 A매장은 입구부터 화려하다. 온통 분홍색으로 도배한 디스플레이는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내에는 튀는 색깔의 브래지어와 팬티가 앙증맞은 무늬와 화려한 레이스로 진열돼 있다. 마네킹에는 원색의 화려한 커플 잠옷이 디스플레이 돼 있다. 이 매장의 판매원은 "20~30대가 주 고객인데 예전에 비해 남성 구매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다양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같은 거리에 위치한 B매장은 지난 5월중순부터 10일간 매장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천장을 높이고, 조명을 새롭게 꾸미는 등 한층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다. "흥미와 눈길을 끄는 것이 관건입니다." 매장 주인들의 설명이다. 주변에 경쟁 매장들이 밀집해 있다보니,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로데오거리에 브랜드 속옷 매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중저가브랜드 '더데이 언더웨어'가 그 출발점이다. 이후 '캘빈클라인(CK)' 'Yes' 등 유명 속옷브랜드 매장이 잇따라 오픈하면서 삼덕1가의 변신에 동참했다. 고급 보세 의류점과 음식점으로 주를 이루었던 삼덕1가는 2년 전부터 10여개의 속옷전문매장이 줄줄이 들어서 속옷거리로 변모했다.

이제 속옷은 단순히 언더웨어의 개념을 넘어선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능성'과 '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속옷 전문브랜드만해도 수십개. 속옷을 패션으로 인식하는 20~30대 남녀를 겨냥한 속옷거리는 이제 또 하나의 트렌드를 주도해나가고 있다.


"속옷 쇼핑이요? 독특한 디자인이 많은 로데오거리가 구매하기 가장 편리한 곳이죠."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들 매장은 기존 속옷 매장과는 다른 분위기다. 눈길을 끄는 윈도 디스플레이가 그 첫번째. 출입문에 속옷 모양의 손잡이를 달거나, 분홍·파란색 등 원색을 중심으로 톡톡튀는 디스플레이를 추구한다. 남녀 구분이 따로 없는 것도 특징. 여성 속옷위주로 판매되는 기존 매장과는 달리 남성, 커플 속옷판매 비중을 더 높였다. 동성로가 젊은층이 주도하는 상권인 만큼, 이들을 겨냥한 디자인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곳 속옷거리의 특징 중 하나. 상품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도 자주 변화를 준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데이 언더웨어 동성로점 박재희 대표(47)는 "속옷을 패션의 일부로 생각하는 젊은층 개성을 반영, 판매하는 속옷뿐만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삼덕1가에 속옷 판매점이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 내의류의 특성상, 한번 입어 본 고객이 평생 고객으로 이어지는 브랜드 로열티가 강한편이다. 따라서 속옷회사마다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지금의 젊은 소비자들을 평생 고객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것.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동성로는 이런 면에서 최상의 입지조건이다.

동일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밀집될 경우, 고수익이 예상되는 것도 이곳 속옷거리가 형성된 이유 중 하나. 실제 이 일대에 형성된 속옷매장들은 도심에 위치한 타지역에 비해 판매율이 높다. 타지역에 위치한 매장보다 일일 판매액이 2~3배까지 높은 곳도 있다. 삼덕네거리에 인접한 속옷전문매장 4곳은 수년째 전국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전국 30여개 매장 중 동성로점 매출이 가장 높다"며 "본사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손꼽혀 부산·경남 등 타지역 방문사례도 빈번하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들은 이 일대에 빈 점포가 나올 때마다, 속옷 매장으로 입점하기 위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S부동산 최진석씨(49)는 "전국에 속옷 매장이 밀집된 도심 상권은 서울 명동과 대구 동성로, 두 곳이 유일하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동성로에 속옷 매장이 강세를 보이자 입점을 원하는 사업가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협조 및 도움말=더데이 언더웨어 대구 동성로점 (053)426-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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