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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요. 레이스하면서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국신기록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대회 기록을 깨야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지난 1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막을 내린 제81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여자 박태환' 이재영(18·대구체고 3년·사진)은 "아직도 어리둥절하다"면서 수줍은 듯 이렇게 말했다.
이재영은 '신기록의 산실'로 통하는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200m에 처음 출전, 2분00초79에 터치패드를 찍으면서 7년 만에 한국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선수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탓에 지난해 말부터 주종목을 자유형 50m·100m에서 100m·200m로 바꾼 성과를 바로 거둔 것이다. 이재영은 이 대회 100m에서도 56초52로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대구 범일초등 2학년부터 수영선수로 활약한 이재영은 범일중을 거쳐, 올해로 개교 7년째인 대구체고에 진학했다. 대구체고 1학년이던 2007년 11월 국가대표로 선발돼 지금껏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향인 대구에서는 이재영을 만나기 힘들다.
이런 이재영이 4일 인터불고 엑스코호텔에 등장했다. 이날 열린 대구시체육회 제1차 이사회에 한국신기록 수립을 '신고'하기 위해서다. 동아수영대회를 마친 뒤 얻은 휴가는 전날까지였지만, 대구체고 측에서 휴가를 하루 연장토록 태릉선수촌에 당부했다고 한다.
이날 "앞으로 200m 위주로 훈련할 것"이라고 밝힌 이재영은 "오는 7월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와 10월 대전 전국체전, 12월 홍콩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계속 기록을 줄여갈 계획"이라면서 자신이 세운 한국신기록을 경신할 의지를 보였다.
173㎝, 60㎏에 팔 힘이 좋아 자유형에 적합한 체형을 갖춘 이재영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를 노크할 잠재력이 있는 대형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영의 최종 목표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
수성구 범물동에 거주하는 홀어머니 박춘화씨(49) 슬하의 2녀 중 맏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선수는 동료 국가대표 박태환.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는 "최고의 수영선수가 된 다음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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