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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달리는 꿈의 상자, 모모’(위쪽), 영화 ‘울면서 달리기’의 한 장면. <제4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
대구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복지’를 주제로 한 영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복지를 모토로 한 국내 유일의 영화제로 대구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된다.
‘영화, 복지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소재는 가족, 빈곤, 청년취업, 장애, 재개발 등이다. 이 영화제는 우리 사회의 복지문제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면서 복지가 더 이상 시혜적인 것이 아닌 사람의 보편적 권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영화제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추진됐다. 사회복지기관과 단체 등이 낸 분담금 900만원과 시민의 후원금으로 비용을 마련했다.
개막작은 오현민 감독의 ‘울면서 달리기’다. 국내 한 명문대의 취업 관련 학회를 밀착 취재한 영화다. 매주 팀별 과제를 수행하는 빡빡한 내부 프로그램을 따라가느라 개인생활은 뒷전이 된 대학생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대기업 등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학회는 서류와 면접을 거쳐 팀원을 선발한다. 이들의 고민과 불안의 민낯을 들여다볼 수 있다.
폐막작 ‘탐욕의 제국’은 삼성 반도체 공장의 산업재해 문제를 다뤘다. 이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반도체 공장 직원은 “회사에 가면 남녀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게 조그만 다른 나라 같았다. 하얀 마스크를 쓴 로봇들이 눈만 내놓고 일하는 거 같았다”며 당시를 떠올린다. 이름도 없이 일해 오면서도 그 생산 라인에 서 있으면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털어놓는 노동자들의 진솔한 얘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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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작품인 로맨스 영화 ‘터치 오브 라이트’(왼쪽), 프랑스 영화 ‘시스터’ . <제4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
정신병원에 감금돼 있던 환자들이 자신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도 볼거리다. 이탈리아 영화인 ‘위 캔 두 댓!(we can do that)’. 이 영화는 1983년 밀라노에서 ‘자유가 곧 치료’라면서 정신병자를 일반 사회로 대거 돌려보낸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무려 54주간 상영돼 화제가 됐다.
또 회사를 박차고 나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불안’, 시각장애인의 성장과 연애를 그린 ‘터치 오브 라이트(touch of the light)’도 준비됐다.
영화감독 6명이 이번 영화제를 찾아 관객과 대화 시간을 갖는다. 오현민과 민환기(불안), 박명진(달리는 꿈의 상자, 모모), 장경희(동구 밖), 다치가와 가즈야(저를 보내지 마세요, 제발), 홍리경 감독(탐욕의 제국)이 영화 관람 후 자신의 영화에 대한 뒷얘기를 풀어놓는다. (053)628-2590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일정
◇5월29일 △오후 2시(1관) ‘터치 오브 라이트’ △오후 4시30분(1관)‘위 캔 두 댓!’ △ 오후 7시(1관)‘울면서 달리기’(개막식)
◇5월30일 △오후 2시(1관)‘시스터’ △오후 4시30분(1관) ‘굿바이 UR’ △오후 7시(1관)‘불안’ △오후 7시30분(2관)‘카마가사키 권리찾기’
◇5월31일 △오후2시(1관) ‘울면서 달리기’ △오후 4시30분(1관)‘동구 밖’ △오후 7시(1관) ‘달리는 꿈의 상자, 모모’△오후 7시30분(2관)‘불안’
◇6월1일 △오전 10시(1관) ‘달리는 꿈의 상자, 모모’ △낮12시(1관)‘위 캔 두 댓!’ △오후2시(1관)‘굿바이 UR’△오후 4시30분(1관)‘동구 밖’△ 오후 7시(1관)‘저를 보내지 마세요 제발’
◇6월2일 △오전 10시(1관) ‘시스터’ △낮 12시(1관)‘터치 오브 라이트’ △ 오후 2시(1관)‘카마가사키 권리찾기’ △오후 2시30분(2관)‘저를 보내지 마세요 제발’ △오후 4시30분(1관)‘탐욕의 제국’(폐막식)
<제4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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