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부정류장 이전 논의 10년 넘게 표류

  • 명민준
  • |
  • 입력 2014-01-15 07:28  |  수정 2014-01-15 07:28  |  발행일 2014-01-15 제2면
이전비용 2천억 부담 … 대구시 대안 찾아야

대구 서부정류장 이전 논의가 십수 년째 표류하면서 대구시가 애를 태우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작업이 유야무야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추진이 진행되고 있는 서구 이현동 옛 화물역사 부지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주>서부정류장측이 마뜩지 않다는 반응이다.


◆ 왜 이전논의가 있었나

서부정류장 이전 논의가 점화된 것은 도심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 때문이다.

서부정류장은 1975년 7월19일 현재의 남구 대명동 부지에 둥지를 텄다. 40여년간 대구 남서부지역의 관문으로 확고부동한 자리를 지켜왔다.

반면 시설노후와 함께 개장 당시 도시외곽이던 대명동이 90년대 이후 각종 개발로 인해 점차 도심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외곽이전이라는 압박을 받게 됐다. 도시 한복판에 수백대의 시외버스가 운행되면서, 주변 교통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97년 장기발전계획을 통해 달성군 화원읍 명곡택지개발지구 3만8천961㎡ 부지를 서부정류장 이전지로 확정했다. 터미널시설과 함께 복합쇼핑상가로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2002년에는 부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이전작업이 본격화되는 듯했다.


서부정류장
“市 지원 없으면 이전 불가”
이용객도 늘고있어 ‘뒷짐’

대구시
이현동 이전카드 내놨지만
KTX 정차여부 장담 못 해
“교통난 해소” 명분만 외쳐


하지만 서부정류장 측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전을 위한 개발 비용이 2천억원이 넘기 때문이었다.

서부정류장 관계자는 “대구시의 이전계획 사업을 보면 도무지 답이 안나온다. 지자체의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이 정도 자금을 조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종합쇼핑몰 조성과 관련해서도 불만이 크다. 대구시의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전 예정지는 화원고 인근으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지정돼 있어 수익성에 민감한 민간사업자들이 쉽게 달려들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정류장 이용객이 계속 늘고 있는 것도 이전 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서부정류장에 따르면 2010년 이용객은 171만명에서 2012년에는 179만명까지 늘었다.


◆ 대구시의 대안은 없나

서부정류장이 이전에 대해 계속 반대입장을 보이자 대구시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일단 대구시는 차선책으로 20년 넘게 방치됐던 서구 이현동 옛 화물역사 부지(13만7천여㎡)를 새 이전 대상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부지가 어디가 될 것이냐가 문제이지, 정류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이현동 역사부지는 KTX가 정차할 수 있도록 서대구역사 건립이 추진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시외버스 정류장, 철도역 등을 한 곳에 집적시키는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도 검토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KTX 정차여부를 장담할 수가 없어 대구시도 서부정류장 이전을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성임택 대구시 복합환승센터개발담당은 “서부정류장 이전작업이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다”며 “서대구복합환승센터로의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명곡택지개발지구로 다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부정류장 관계자는 “이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구시가 건물을 짓는 비용이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정류장 이전의 필요성만 제기하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대구시가 <주>서부정류장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 최근 4년간 서부정류장 이용객수
연도 이용객수
2010 171만 387명 
2011 176만 7천301명 
2012 179만 1천451명 
2013 162만 9천133명(11월까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