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뮤지컬&시어터] 감탄사 절로 나오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영국판 오리지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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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20   |  발행일 2014-06-20 제36면   |  수정 2014-06-20
[김성태의 뮤지컬&시어터] 감탄사 절로 나오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영국판 오리지널 공연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가스통 르루가 1910년에 발표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23년 무성영화를 비롯해 여러 차례 영화나 뮤지컬로 제작됐다. 그중에서도 1986년 런던에서 초연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리처드 스틸고우 작사, 헤럴드 프린스 연출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모든 장르를 통틀어 정점을 이루고 있다. 웨버는 르루의 원작에서 자주 비치는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처럼 괴물 같은 존재인 ‘팬텀’을 얼굴의 기형 때문에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번민하는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이 점이 흥행에도 주효했다. 그래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4대 뮤지컬 ‘캣츠’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중 최고라고 할 만큼 모든 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및 설앤컴퍼니의 라이선스 버전 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뮤지컬로 만든, 2004년 조엘 슈마허 감독의 영화에서 팬텀 역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는 가스통 르루처럼 법과대학을 다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자칼’ ‘오데사 파일’ 등을 쓴 추리 소설가 프레데릭 포사이드는 친구인 웨버의 권유에 따라 르루가 쓴 소설의 후속작품을 써서 ‘맨하탄의 유령’이라는 소설을 내놓았다. 무대는 당연히 미국 뉴욕이다.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사라진 ‘팬텀’이 뉴욕의 코니아일랜드에 성공한 음악인으로 나타나서 크리스틴과 라울 샤니 부부를 초청한다는 내용이다. 부부의 아들인 구스타브의 출생 비밀과 크리스틴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극적인 효과가 그만이다. 다만 포사이드의 소설을 바탕으로 웨버가 작곡하여 2010년 ‘러브 네버 다이즈’라는 제목으로 2010년 영국에서 첫 공연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제2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첫 런던 공연 후 영국 오리지널 공연단은 금년 2~5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많은 팬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브래드 리틀과 클레어 라이언, 그리고 안토니 다우닝이 각각 팬텀, 크리스틴, 라울 샤니 역을 맡았다. 공연은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함께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 지하 미궁에서 팬텀과 크리스틴의 이중창 ‘오페라의 유령’ 메인 아리아가 끝난 뒤 박수를 치고 싶어도 곧바로 팬텀의 ‘밤의 음악’ 같은 중요한 아리아가 뒤따라와서 참아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마도 장기 공연에 따른 배우들의 피로도를 감안한 탓이 아닌가도 싶었다. 영국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원어로 듣는 웨버의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들과 함께 오페라 공연장면과 지하호수같이 쉴 새 없이 바뀌는 무대와 화려한 의상들, 그리고 질리언 린의 세련된 안무가 관객에게 뮤지컬을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다. 특히 천장에서 내려오거나 무대 위를 기면서까지 노래를 부르는 브래드 리틀의 신들린 연기는 아무리 봐도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제 더욱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한국어 공연에서의 안무는 앙상블의 댄스에서 꽤나 감각적인 모습을 선보여 원어 공연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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