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치매와 같은 뇌질환을 시계나 목걸이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포스텍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은 24일 화학공학과 오준학<사진> 교수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과 공동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을 포집해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과 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지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아세틸콜린은 학습능력이나 기억력을 활성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로, 너무 많으면 파킨슨병을 유발하고 너무 적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 물에 강한 유기반도체 DDFTTF와 ‘나노호박’쿠커비투릴을 이용했다. 쿠커비투릴은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어 다양한 분자나 이온이 들어가고, 이런 초분자 물질은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찾아 결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센서 분야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연구팀은 반도체 위에 물에 잘 녹지 않도록 한 쿠커비투릴 유도체를 씌운 층을 만들어, 이 유도체가 아세틸콜린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효소를 이용한 센서들에 비해 제작비용은 크게 낮추는 한편 100만배 이상 민감하게 아세틸콜린을 검출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기반도체는 유연하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시계나 팔찌, 목걸이와 같은 형태의 기기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연구를 주도한 오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질환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아주 적은 농도에서도 검출해낼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저비용으로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특히 아세틸콜린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치매와 같은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웨어러블 진단 기기 제조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마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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