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제목 운명론'

  • 입력 2015-10-31 00:00  |  수정 2015-10-31

 "가수는 노래 따라간다고 '보이지 않는 사랑'을불렀더니 사랑이 안 보였어요. '그 후로 오랫동안'을 부르곤 그 후로 오~랫동안 (사랑이) 나타나지 않아 결혼을 못했네요."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가수 신승훈이 최근 정규 11집 음악감상회에서 수록곡 '우드 유 메리 미'(Would you marry me)를 결혼하고픈 마음에 전략적으로 만들었다며한 말이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에 출연한 1990년대 그룹 미스터투는 해체 이유를 설명하며 '제목 운명론'을 들었다.


 이들은 "2집 타이틀곡 제목이 '텅 빈 객석'이었는데 정말 관객이 차츰 빠지는 느낌이었다"며 후속곡이 '내가 가야 할 길'이었는데 제목 따라 각자의 길을 갔다고 '웃프게'(웃기다+슬프다) 말했다.


 가요계에는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속설이 있다. 부정적인 노래 제목처럼 하락세를 걷거나, 긍정적인 노래 제목대로 성공에 방점을 찍는 사례들을 보기 때문이다.


 1970~80년대 활동한 장덕은 '예정된 시간을 위해'란 곡을 부른 이듬해인 1990년요절했다. 역시 1995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듀스 출신 김성재의 솔로 1집이자 마지막 앨범에는 '마지막 노래를 들어줘'란 곡이 수록돼 있다.


 이승철은 과거 '마지막 콘서트'를 부른 뒤 몇 년간 쉬었고, 김건모는 '잘못된 만남'을 국민 히트곡 반열에 올려놓은 뒤 제작자 김창환 프로듀서와 불화로 한동안 헤어졌다.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발표한 뒤 입대한 세븐은 한동안 노래를 못했고, 보컬그룹 V.O.S는 '시한부'란 노래를 불렀다가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다.


 반면 최근 음원차트 정상을 휩쓴 임창정은 '또다시 사랑'이란 제목처럼 제2의 전성기로 불릴 만큼 또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곡은 한달 넘게 인기를 끌며 31일오전 멜론 차트 2위를 기록 중이다.


 아이유는 데뷔곡 '부'(Boo)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이듬해 '좋은 날'을 크게 히트시키며 좋은 날이 탄탄대로 열렸다. 포미닛은 데뷔곡 '핫이슈'로 이슈가 됐고 '이름이 뭐예요?'로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이렇다 보니 징크스를 피하고자 노래 제목을 바꿨다는 가수들의 후일담도 곧잘 들린다.
 신승훈의 11집 타이틀곡 '이게 나예요'의 원래 제목은 '이게 뭐예요'였는데 "이게 뭐냐고 할까 봐 바꿨다"고 한다.


 빅뱅도 대표곡 '하루하루'의 애초 제목이 '그럭저럭'이었으나 그럭저럭 되는 그룹이 될까 봐 수정했다.
 때문에 음반제작자들은 제목 선정에 신경을 많이 쓴다.


 실제 한 가수는 '오늘로서 끝'이란 노래를 녹음해 CD 제작까지 들어갔으나 음반제작자가 "제목처럼 오늘로 끝날 수 있다"며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제목을 바꿔다시 작업했다.


 유명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음반제작자들이 특히 제목을 많이 고민한다"며 "과거 마이티마우스는 다른 타이틀곡 감이 있었는데 '긍정적인 제목 기운대로 간다'는 소속사 대표의 조언으로 '에너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곡가들은 노래를 만든 뒤 가사를 붙일 때 가급적 부정적인 제목을 피하거나, 부정적인 제목이어도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도록 짓는다고 한다.


 물론 부정적인 제목과 달리 성공한 노래들도 많다.


 빅스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저주 인형', '에러'(Error)란 곡을 냈지만 이 곡들 모두 아이돌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제목 운명론'을 빗겨갔다.


 슈퍼주니어의 최대 히트곡도 '쏘리쏘리'가 꼽힌다.
 그러니 '제목 운명론'은 법칙이 아니라 반신반의하는 속설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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