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도 홍어 못잖은 목포의 얼굴…서해안 갯벌 기운 담은 천연조미료”

  • 이춘호
  • |
  • 입력 2016-07-01   |  발행일 2016-07-01 제35면   |  수정 2016-07-01
‘목포 대표 食客’ 최기동 시의원
■ 2부 여름 이야기-목포
20160701
목포 식문화 연구가 겸 식객인 최기동 시의원.

이난영 묘소 찾아 삼학도로 이장 주역
‘목포 식문화’ 4년前부터 페북 포스팅
어종별 시세·숨은 맛집 등 6천여명 ‘찜’

“계절별로 봄엔 도다리·가자미·서대 등
엄청 풍부한 물산을 5味로 축약 아쉬워”

목포의 대표적 식객으로 자리를 잡은 최기동 목포 시의원.

그는 4년 전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목포의 식문화에 대한 모든 걸 기록해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매일 목포수협과 북항 활어위판장의 어종별 시세를 빠짐없이 사진과 함께 기록해 네티즌에게 알려준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생선 사진도 함께 찍어 올려준다. 숨겨진 맛집에 대한 감상평도 올린다. 체인점이나 돈에 목을 매는 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목포 맛집 리스트가 나름 객관적 기준이 있어 무려 6천여명이 그의 글을 찜한다.

그는 철저하게 목포스러운 개발을 원한다. 이난영의 묘소가 목포에 없다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 직접 묘소 찾기에 나섰다. 그 덕분에 이난영의 묘가 삼학도로 이장될 수 있었다. 목포시가 대표적 음식으로 ‘목포5미’를 정했을 때도 그는 목포 5미가 너무 신축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목포의 물산이 너무 풍부해 몇 가지로 축약시키는 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둘러보면 알겠지만 목포는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어종이 위판되는 항구다. 홍어 못지않게 젓갈은 목포의 얼굴 같은 천연조미료다. 집집마다 자기만의 젓갈을 갖고 다양한 맛을 낸다. 다른 도시는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져 있다. 목포에선 그런 조미료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양질의 서해안 갯벌의 기운이 가장 목포스럽게 숙성된 것이 젓갈인데 특히 송어(밴댕이)젓, 갈치속젓, 황석어젓, 창난젓 등이 대표적이다. 새우젓은 워낙 수요가 폭발적이라서 매주 수요일 오전 주 1회 유달동 목포수협 위판장 경매를 통해 거래된다. 봄만 해도 도다리·가자미·서대 등, 여름에는 민어를 비롯해 병어·깡다리, 가을은 낙지·갈치·조기·전어, 겨울에는 홍어, 준치는 사철, 꽃게는 봄·가을 밥상에 오른다. 어떻게 5미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그는 목포만의 독특한 선어 문화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한다.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그때 체면치레로 함께 먹어주는 게 활어다. 홍어도 방금 잡았을 때는 그냥 줘도 안 먹는다. 짚에 잘 삭혀 고린내가 나야 그때서야 젓가락을 든다. 민어와 병어 등도 숙성시킨 선어 상태가 됐을 때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제주 은갈치도 목포에선 힘을 못쓴다. 목포는 ‘먹갈치’의 본거지. 둘은 같은 어종인데 제주에선 낚시로 잡아 은빛이 살아 있고, 목포에선 그물로 잡는 통에 몸통의 은분이 떨어져 나가 거무튀튀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최기동 시의원의 추천 식당

영란횟집(중앙동·민어 전문점)/ 돌집식당(복만동·백반 전문)/ 선창횟집(금동·병어·준치회와 무침 전문)/ 태동반점(상락동·목포식 짜장면인 ‘중깐’ 전문점)/ 대양식당(중앙동·꼬리곰탕 전문, 평일 점심만 하고 주말은 영업 안함)/ 성식당(영해동·50년 이상 역사의 떡갈비 전문점)/ 부촌(상동·바지락회무침)/ 이가본가(보광동·애호박돼지찌개)/ 장터식당(꽃게무침)/ 홍도전복(옥암동·흑산홍어와 보리싹홍어애국 전문, 관광객에게는 금메달, 인동주마을 등이 많이 알려졌는데 토박이는 이 집도 많이 이용)/ 우리장어(항동시장 내·바다장어탕)/ 초원음식점(목포 남부교회 건너편·갈치찜과 게살덮밥)/ 금성떡(무안동·떡)/ 코롬방(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