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막자” 3자의 ‘신사협정’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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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5   |  발행일 2016-08-15 제10면   |  수정 2016-08-15
도시재생사업 안동 태사로 건물주·상인·주민 한마음
5년간 전·월세 동결 협약…90%이상 동참…효과 기대
“젠트리피케이션 막자” 3자의 ‘신사협정’
안동시 중구동 민속의 길 점포주와 세입자가 전·월세 동결을 위해 서명한 협약서를 내보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안동] 안동시 중구동 태사로(태사묘∼문화콘텐츠박물관 500m)가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지역 상인, 건물주, 주민이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는 중구동의 주민들은 지난 10일 안동시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점포주, 세입자가 참석한 가운데 향후 5년간 전·월세가를 동결하는 협약식을 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식당을 운영하는 강점용씨(민속의 길 대표·71)는 “도시재생을 통해 상가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된다. 건물주는 유리하지만 세입자는 임차료 상승으로 인해 자칫 내몰리기 쉽다”며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태사로에 해당 건물주를 대상으로 임차료 상승 방지를 위한 서약활동을 벌여 현재 90% 이상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또 중구동 ‘음식의 거리’ 활성화를 위한 상인의 노력도 두드러지고 있다. 상인들이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주민을 대상으로 주차 및 차량 진입을 금지하기 위한 상인 간 서약활동을 펼치고 있다.

음식의 거리는 안동시가 2001년 안동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명물거리로 조성하고자 도로, 상하수도, 가로등, 아케이드 설치 등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다. 하지만 차량의 무단진입으로 시설물과 도로가 파손되고, 주차 민원이 빈발해 거리가 침체된 실정이었다.

김용민 음식의 거리 상인회장(58)은 “음식의 거리에 장사하는 상가 전체를 회원으로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기모임을 통해 회원의 공통 의견인 차량 무단진입과 불법주차 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인 간 협조 차원에서 서약서를 작성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음식의 거리 마을활동가와 상인들이 안동시 도시재생공모사업에 응모한 ‘이동식 화단가꾸기’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권세학 음식의 거리 활동가(50)는 “차량 진입방지를 위해 음식의 거리에 설치된 진입방지봉이 차량 충돌로 인해 파손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음식의 거리 출입구 전체에 바퀴가 달린 이동식화단을 설치하면 미관도 뛰어나고 차량진입이 전면 방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동 상인들은 오는 9월 주민이 직접 물건을 파는 ‘플리마켓’도 열 계획이다. 김도선 안동시 도시재생팀장은 “도시재생대학은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에 참여하는 역량강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며 “관·학·민 공동 노력으로 획기적인 지역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해 상권이 살아나면서 임대료가 급등하는 바람에 원주민과 영세업자 등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독특한 예술적 공동체 문화를 만들었던 서울 홍익대 부근을 비롯해 망원동, 신사동 가로수길, 경복궁 옆 서촌, 경리단길 등 이른바 ‘핫 플레이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던 카페 등이 가맹점을 앞세운 기업형 자본의 유입으로 다른 지역으로 쫓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웅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는 “일반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은 값싼 작업공간을 찾은 예술가들이 어떤 장소에 정착해 그들의 활동으로 지역의 문화 가치가 상승하면, 개발자들이 들어와 이윤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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