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태아 심장 질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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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9 07:54  |  수정 2016-11-29 07:54  |  발행일 2016-11-29 제20면
신생아 1천명당 8∼9명 심장질환…절반 이상은 시술로 개선
칠곡경북대병원 김여향·차현화 교수
20161129
태아의 심장 질환이 의심된다면 전문의와 긴밀한 상담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칠곡경북대병원 김여향 교수와 차현화 교수가 심장 질환이 의심되는 태아에 대해 심장 초음파 검사 등 다학적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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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산전 진단율 높아
심질환 진단때 정기검사로 태아상태 확인
즉각적 처치 필요땐 3차 의료기관서 분만
39∼40주에 출생하면 수술 예후도 좋아


결혼과 출산은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가장 큰 축복이다. 하지만 태어나는 자녀의 건강이 좋지 않다면 부모들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태아의 심장 질환은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임신 초기부터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태아 심장 질환은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 중 하나다. 미숙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동맥관 개존(동맥관은 태아의 구조물로 출생 후 퇴화되는 것이 정상인데, 이것이 없어지지 않고 출생 후에도 남아 있음으로써 좌우단락을 일으키는 병)과 일시적인 심실중격 결손까지 포함하면 그 빈도는 신생아 1천명당 8~9명에 이른다.

절반 이상의 태아 심질환은 시술 및 수술을 통해 외과적으로 수월하게 교정이 가능하다. 나머지 절반 정도는 신생아, 영아 그리고 소아 사망의 주 원인이 된다.

태아 심질환의 산전 진단 목적은 출생 전 태아의 예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출생 후 적절한 처치를 통해 신생아 건강을 개선시키는 데 중요하다.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태아 심질환의 산전 진단율은 높아졌지만 태아 심질환은 그 종류에 따라 출생 후 예후(병세의 진행, 회복에 관한 예측)가 매우 다양하므로 출산 전 상담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태아 심질환은 출생 후 수술이나 카테터 삽입 등 외과적 교정이 필요한 구조적 선천성 심기형과 태아 부정맥이나 심박출량이상과 같은 기능적 문제, 그리고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 질환과 흉부의 종양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출생 후 예후에 따라서 △의미가 없는 일시적 질환 △치료로 완전 교정이 가능한 질환 △해부학적 교정이 가능하고 재수술의 가능성이 낮은 질환 △해부학적 교정이 가능하지만 재수술 및 후유 병변의 가능성이 높은 질환 △단심실 수술이 불가피한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태아 심질환은 20주경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정밀초음파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질환에 따라서 더 이른 시기에 진단되기도 하고 정밀초음파에서 특이사항이 없다가 임신 후반기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심장과 김여향 교수는 “하지만 △선천성 심장병의 가족력 △임신 1분기 태아 목투명대 두께 증가 △태아 심장 리듬의 이상 △정밀초음파에서 심장 이외 기형 발견 △산모의 현성 당뇨 △약물 복용(항경련제 등) △양수 검사 이상과 같은 소견이 있다면 일반적 정밀초음파 이외에 추가로 태아 심장 초음파를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태아 심질환이 진단되면 1~2주일 간격으로 반복적인 초음파검사를 통해 심질환의 진행 여부, 태아 수종·흉수·복수 발생 유무, 태아 성장 지연 등 태아 상태를 평가해 분만 시기와 분만 방법 및 장소를 결정한다.

산과적으로 임신 37주부터 만삭으로 정의되나, 심질환 신생아들은 39~40주에 출생한 경우 심장 수술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태아나 산모에게 명백한 분만 적응증이 없는 한 39주 이후 분만을 권장한다.

분만 방법은 대부분 자연 진통 및 질식 분만이 가능하지만 출생 직후 혈역학적 불안정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어 즉각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택적 분만을 위해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분만을 1~2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할지 3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지 결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출생 후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것이 예상되는 심질환(심실중격결손을 동반하지 않은 대혈관전위, 폐정맥환류 이상)을 가진 태아들은 출생 후 즉각적인 산부인과, 신생아, 소아심장, 소아흉부외과 의료진의 다학적 처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3차 의료기관에서 분만할 것을 권장한다.

출생 직후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1~2차 의료기관에서 분만을 시행하였더라도 태아 심질환이 진단된 경우에는 출생 후 신생아 심장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므로 분만 후 신생아 심장 초음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해 두면 위기 상황에 도움이 된다.

태아 심질환이 진단된 순간 임부와 가족들은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게 된다.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넘쳐나는 정보가 오히려 태아 심질환 임신부와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태아-신생아-소아기로 연결되는 예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태아 심장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제공받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칠곡경북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심장과 김여향 교수·산부인과 차현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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