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구속수사를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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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08   |  발행일 2017-09-08 제8면   |  수정 2017-09-08
[변호인 리포트] 구속수사를 피하는 법

검찰은 사회기능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사회의 보편적 가치가 변하면 수사의 방식과 기능도 변하게 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수사의 목적뿐이다. 수사는 범인을 발견, 확보해 범죄혐의를 밝히고 증거를 수집·보존해 장래의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 대해 적정한 처벌을 구함을 목적으로 한다.

수사기관은 수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사 수단을 쓸 수 있고, 과학수사에서부터 진술 확보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수사기법을 행사한다. 수사기법 중에서 피의자와 그의 가족에게 해악이 가장 큰 것은 바로 구속이다.

구속은 피의자로 하여금 자백과 수사협조의 유혹을 느끼게 한다. 부인과 침묵으로 자칫 검사의 노여움을 사게 되면 구속이 장기화될 뿐만 아니라 높은 형을 구형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대립을 조성한 상태로는 설령 유리한 판결이 나와도 검사의 상소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수사 중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배짱이 있는 사람은 좀체 찾기 힘들고, 한명숙 전 총리만 한 강단(剛斷)을 행사하기 어렵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 의문에 봉착한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을 수사 방해로 보아 구속시키는 것이 옳은가.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구속수사와 불구속수사 중에서 원칙이란 것이 없는가.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형사법관을 상대로 어떻게 변명해야 하는가.

첫째, 묵비권 행사를 이유로 구속수사를 고지해 협박하거나 실제 구속사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 헌법 제12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수사단계), 제283조의2(재판단계)에서 규정하고 있는 진술거부권이 괘씸죄나 구속사유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실무상 묵비권 행사는 수사방해로 인식될 수 있고, 권한행사를 조언했던 금태섭 의원의 검사 시절 칼럼은 1회 만에 중단됐다.

둘째, 헌법 제27조 제4항과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는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 무죄를 추정하므로 피의자에게 불필요한 고통은 금지돼야 한다. 그래서 2007년 신설된 조문이 불구속수사 원칙이다(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 결국 구속수사는 예외적인 수사방식인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종근당 회장의 욕설·강요 사건, 같은 취지로 영장이 반려된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 또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참사를 낸 버스회사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영장 반려 건을 함부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불구속수사원칙이 영장반려의 주요 기준이 되었다면, 이는 검경 수사권 갈등의 현상으로 볼 수 없다.

셋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시민은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해 변론해야 한다.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되, 검찰이 수집·제출하였을 증거를 모두 염두에 두고 세심하고도 세련된 반박을 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혐의사실에 대해 다투고 소명해 왔다는 점을 주장·입증해 장래에도 도주우려가 없다고 약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피의자의 수중에 인멸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합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정당한 방어권 행사로 보이면 구속을 면하게 된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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