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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나쁜 페미니스트 대표<사진>는 “미국의 미투운동과 한국의 해시태그 운동은 분명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여성주의그룹 나쁜 페미니스트는 지난해 5월 이후 생겨난 여성주의 액션그룹이다.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대구에서 추모 발언대를 시작으로 만들어졌고, 그 뒤 일상에서 억압된 여성들과 여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을 가지고 있다. 여성주의 책 세미나, 수다회, 여성주의 강연, 문화제 등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 등 유명인이 폭로를 해서 사회 이슈화가 됐다.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고발을 했으며, 피의자 역시 유명인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해시태그 운동은 이름을 밝히기 어려워 익명성이 높고, 피의자 역시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차이는 한국사회가 갖는 정서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도 곱게 보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해시태그 운동의 성과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미국의 미투운동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진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낙태죄 폐지 청원을 들 수 있는데, 여성들의 고민이 공감을 얻어 사회적 이슈가 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여성운동이 온라인을 통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분명 그 중에서 접점이 있을 것이다. 여성들만의 접점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접점을 많이 찾는다면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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