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증거위조와 증거인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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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0   |  발행일 2018-07-20 제8면   |  수정 2018-07-20
[변호인 리포트] 증거위조와 증거인멸

지난 17일 새벽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특별검사팀이 드루킹을 위해 증거를 위조한 혐의로 도모 변호사를 긴급 체포했다. 도 변호사는 2016년 3월 드루킹이 정의당 노모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전달한 혐의와 관련해 범죄가 실패한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특검은 도 변호사가 4천190만원을 드루킹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계좌에 다시 넣은 것처럼 위조했고, 이로 인해 2016년 12월 드루킹이 무혐의 처분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도 변호사는 경찰에 위 입금자료와 함께 돈뭉치 사진도 제출했다고 한다. 노 의원이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였고, 드루킹은 도 변호사의 조언대로 허위 답변해 혐의를 벗기까지 했다. 증거의 위조란 무엇이며, 국가의 어떠한 기능을 해하는가.

한편 특검팀은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의 한 컨테이너 창고를 압수수색해 노트북, 유심카드, USB 등 49점의 물품을 분석 중이라고 한다. 경공모 회원들이 느릅나무출판사에서 이들 물건을 빼내 10㎞ 떨어진 창고로 옮긴 것은 지난달이었고, 최근 진술을 확보해 해당 창고를 덮친 것이다. 드루킹의 댓글조작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다른 장소로 옮긴 것은 증거인멸에 해당하는가.

수사와 재판의 필수요소는 범인과 증거다. 우선 범인을 은닉·도피케 하면 범인은닉·도피죄(형법 제151조)가 된다. 진범이 아닌 것이 후일 드러나더라도 수사·소추 중인 자를 숨기거나 도망케 하면 처벌되는 점에서 특이하다(대판 81도1931).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하게 해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했다면 범인은 동교사죄가 된다(대판 2000도20). 방어권을 남용해 형사사법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다. 은닉은 범인을 숨기는 것이고, 도피는 직접 범인을 도피시키거나 도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행위로 제한하므로(대판 2002도5374, 2003도8226), 단순히 참고인이 묵비하거나 허위 진술하는 것은 제외된다(대판 2007도11137). 공범이 다른 공범을 도피시킨 것뿐만 아니라(대판 2011도7262), 변호사가 진범을 은폐하는 허위자백 유지를 도왔다면 그도 처벌된다(대판 2012도6027). 정당한 변론권을 일탈한 범인도피방조죄다. 성직자도 죄인을 감추거나 도망케 하면 동죄를 피할 수 없다(대판 82도3248). 초법규적 존재가 아니므로 세속의 법이 적용된다.

다음으로 타인의 형사사건·징계사건의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변조 증거를 사용하면 증거인멸 등 죄가 성립힌다. 또 증인을 은닉·도피하게 해도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형법 제155조). 허위진술을 녹음해 녹취록을 제출하면 증거위조(대판 2013도8085), 증거가 될 난로를 숲에 은닉하면 증거은닉(대판 82도274)에 해당한다. 증거위조는 증거 자체를 위조할 것과 허위증거를 새로이 작출할 것을 요구한다. 그 경우 허위진술서를 제출하는 것과는 달리 증거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오도할 위험성이 현저히 증대된다(위 8085 판결). 따라서 참고인의 허위진술이 이에 해당할 리 없다(대판 94도3412).

사안에서 도 변호사가 변론의 한계를 넘어 적극적으로 증거를 위조했다면 증거위조죄에 해당하고, 그 수사결과는 드루킹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특검이 파주의 컨테이너 창고에서 압수한 증거물과 관련해선 경공모 회원들이 인멸의 고의를 갖고 한 은닉행위라면 증거인멸·은닉죄가 된다. 드루킹이 지시한 것이라면 그는 동교사죄도 추가된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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