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암 줄기세포만 추적 형광물질 개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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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6 07:05  |  수정 2019-09-06 07:05  |  발행일 2019-09-06 제8면
장영태 교수팀‘타이니어’개발
살아있는 암줄기 시각화 성공
항암치료·생존율 연장 효과도
포스텍 연구팀, 암 줄기세포만 추적 형광물질 개발

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추적하는 새로운 형광물질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포스텍 화학과 교수·사진) 연구팀이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타이니어(TiNI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종양근원세포로도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 생성 능력을 가진 세포다. 수술 등을 통해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남은 경우에는 재발 확률이 높다. 또한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시키고 세포 밖으로 약물을 배출시켜 암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암 줄기세포의 제거가 근본적인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암 줄기세포만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탐지체(프로브)가 DNA 등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 바이오마커에 접근하지 못해 탐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헤모글로빈의 색소 성분인 헴(heme)을 분해해 생체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인 ‘HMOX2’단백질이 높게 발현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바이오마커로 표적해 결합할 수 있는 형광 프로브 타이니어를 개발했다. 저농도의 타이니어를 세포 주입시, HMOX2 단백질과 결합해 적외선 영역의 형광을 내며 암 줄기세포를 시각화했다.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하지 못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생쥐에 타이니어를 직접 주입한 실험 결과, 높은 선택성으로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추적하는 것도 확인했다.

여기에다 고농도 타이니어는 항암 치료 효과와 생존율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100μM(마이크로몰 농도)의 고농도 타이니어를 이틀 간격으로 반복 주사한 결과, 종양의 생장이 억제됐다. 또한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었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대폭 증가했다. 장영태 교수는 “고농도의 타이니어가 HMOX2의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며 “HMOX2의 기능이 억제되면 암 줄기세포 내 활성산소종(ROS)이 축적되고, 이는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줄기세포로서의 특성을 잃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형광 프로브의 발견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도 표적할 수 있는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 8월22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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