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머리 아픈 수학 좋아하게 하려면

  • 최미애
  • |
  • 입력 2019-09-09 08:00  |  수정 2019-09-09 08:00  |  발행일 2019-09-09 제17면
“내비게이션 따라가듯 풀지 말고 스스로 방법 찾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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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수학문제의 답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수학 점수가 안 나와서 걱정이에요. 반복해서 문제를 풀려야 하는데 아이가 싫어해요.” “미리미리 선행학습을 해 두는데도 아이가 영 수업을 따라가지를 못해요.”

수학이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수학은 쳐다보기도 싫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공식 외워 문제만 풀게 하면 쉽게 지쳐
수학은 사고하는 방식 배워가는 과정
풀이방법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해주고
자기생각 자유롭게 표현토록 격려해야


Q. 가능한 한 수학 문제를 많이 풀고, 풀이 방법을 외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요.

A : 현재 우리나라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이 수학 학습을 통해 수학의 필요성과 유용성을 이해하고 수학 학습의 즐거움을 느끼며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수학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이하는 것을 수학공부라고 생각하고 이런 식의 공부 방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공부는 따분하고 재미없고 싫증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집이나 책에서 강요한 공식을 아무런 고민 없이 정해진 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내비게이션에서 시키는 대로 길을 찾아가듯이, 시키는 대로 따라서 수학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수학적 사고 과정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학생 대부분이 늘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정해진 답만 찾고 있습니다. 수학은 출발지에서 도착지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으로 다양하게 찾도록 고민하고 사고하는 것이 진짜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입니다.

Q.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수학을 잘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A : 독서를 하지 않는 아이에게 독서를 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을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잘하도록 하는 것은 수학을 좋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첫째,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도록 해주세요.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학은 정해진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고과정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저마다의 생각들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다르게 매우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자신만의 생각이 다채롭게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아이들의 머릿속은 정해진 정답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어른들은 아이에게 정해진 정답을 하라고 무의식적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라도 괜찮으니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항상 그런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격려와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학부모가 아이의 다소 엉뚱한 생각에 지치는 기색을 보인다거나, 중간에 이야기를 끊는다거나, 잘못된 생각이라고 직접적으로 지적하게 되면 아이들은 그 순간부터 말문을 닫게 됩니다.

둘째, 자신이 스스로 생각한 방법으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가게 해주세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에게 직사각형의 넓이 구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로 곱하기 세로”라는 말을 아주 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은 매우 드뭅니다. ‘가로X세로’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오래도록 고민하고 생각한 학생은 자신이 찾은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끄집어내어 언제라도 말할 수 있습니다.

가령, 도형의 넓이를 구한다는 것은 도형을 덮고 있는 단위넓이의 개수를 파악하는 것임을 알고, 직사각형 안에 단위넓이가 몇 개 들어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학부모님들은 처음부터 ‘가로의 길이X세로의 길이’라고 말해서도 안됩니다. 단지, 직사각형의 넓이를 어떻게 구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그 생각을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일일이 단위넓이의 개수를 셉니다. 아이들이 아주 훌륭하게 생각했으므로 용기와 격려를 듬뿍 담아줍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은 분명 불편한 점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이 불편한지 이야기해 달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일일이 단위넓이의 개수를 세려고 하니 힘이 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아이들은 생각해봅니다. 고민 끝에 아이들은 결론을 내립니다. 즉, 가로 7㎝, 세로 3㎝인 직사각형은 그 속에 가로와 세로가 1㎝인 단위넓이 1㎠가 21개가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직사각형의 넓이는 가로의 길이 7㎝X세로의 길이 3㎝ = 21㎠가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이들이 스스로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과정을 생각하고 찾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맹목적으로 직사각형의 넓이 구하는 공식을 암기하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찾아가는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수학이라는 학문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 도움말=박창한<대구화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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