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저팬 끝나나”…유니클로 대구매장 다시 북적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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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1 07:10  |  수정 2019-10-21 07:17  |  발행일 2019-10-21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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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6시쯤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 안 세일 코너. 옷을 고르는 고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는 한편, 판매대에 놓인 옷가지에서 많은 고객의 흔적이 느껴진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브랜드 유니클로를 찾는 대구 시민들의 발길이 다시금 늘면서 불매운동이 잠잠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니클로는 지난 11일부터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해 최대 50% 할인 감사세일을 진행중에 있다. 유니클로가 세일에 돌입한 이후, SNS에 대구지역 매장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목격담이 속속 등장했다.

세일 맞아 지역 매장들 문전성시
온라인서도 조기완판·품절행렬
“日에 냄비근성으로 보일라”우려
“개인의 소비 성향일 뿐” 의견도


지난 18일 금요일 낮 12시40분쯤 대구 동성로 주변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유니클로 매장 2곳. 고객들은 특히 세일 상품을 보기 위해 북적였고, 카운터 앞에는 길게 줄 지어 계산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직원들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다 보니 최근 ‘히트텍’이나 ‘후리스’ 등 주력 상품의 인기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특히 발열 내의인 히트텍은 상하의를 같이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추천했다.

같은 날 오후 6시쯤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안. 5층 규모의 이곳에는 남녀노소 50여명이 있었다. 고객들은 직접 옷을 입어보고 “이 옷의 맞는 사이즈가 없느냐”며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나타냈고 직원들은 손님이 옷을 보고 간 흔적을 정리하거나 재고 확인을 하는 데 여념없었다. 12명 정도가 줄지어 서 있던 계산대는 여전히 분주했는데, 계산을 기다리는 몇몇 이들의 바구니에는 옷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지하 1층 여성복 매장의 가격인하 코너에는 서로 옷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도 벌였다. 옷걸이와 판매대에 아무렇게 놓인 수십가지 옷이 이 경쟁이 지속돼 왔음을 보여줬다.

20일 유니클로 온라인 사이트에서 대구지역 12개 오프라인 매장 재고 현황을 취재한 결과, 일부 제품은 조기 완판되거나 인기 사이즈가 품절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7월 초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최현민씨(46·달서구 진천동)는 “아베나 일본 극우들에게 ‘역시나 한국인은 오래 하지 못해낸다’는 모습으로 비쳐질까 안타깝다”며 “우리가 이 운동을 시작할 때 하루이틀 해서 될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운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20일 오후 2∼6시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생업에 피해가지 않는 선에서 주말 1인 시위 등 움직임에 나설 예정이다.

오홍석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장은 “경제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군사·정치적 침략 기도를 막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는 일본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일본 극우 세력의 책동을 막아낼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텐데, 우리 내부의 일부 행동에 따라 그 기회를 발로 걷어차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본제품 구매와 관련한 것은 개인의 소비 성향일 뿐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우리 국민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살아온 지 오래”라며 “지난 몇 달간 시민들이 정서적 소비와 절제를 했다면 이제는 합리적 소비를 시작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제품의 품질이 좋거나 가격이 저렴한데 굳이 안 살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반일감정만으로 글로벌화돼 있는 세계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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