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확대 개편안’ 지방대 발전 걸림돌 우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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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30 07:25  |  수정 2021-07-07 17:16  |  발행일 2019-11-30 제6면
‘수시’로 우수학생 확보해왔는데
내신 늘면 성적위주로 입시 재편
상위권 학생‘in 서울’현상 가속
정원 채우기도 힘들어질 가능성

지난 28일 수도권 주요대학 정시지원 비중 확대를 골자로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입시개편안(영남일보 11월29일 1·3면 보도)은 대학 서열화 고착화에 따른 지방대 발전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시모집 비중이 높은 지역 일반대(4년제)와 전문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리는 이번 조치로 인해 정원 채우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역 대학가는 “교육부의 이번 대입개편안은 수도권대학의 불투명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그 불똥이 지방대학으로 튀었다”면서 “이로 인해 지방대는 우수학생 확보와 학생모집 모두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2020학년도 입시에서 지역대학은 경북대가 수시 66.5%·정시 35.5%로 수시비중이 가장 낮고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시비중이 75~90%까지로 매우 높다.

이는 우수학생 유치와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는 최대한 수시에서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번 정시확대 조치로 대폭적인 입시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역 대학들은 그동안 학종과 다양한 특별전형, 논술전형 등으로 수시에서 우수학생 확보는 물론, 모집정원의 절대다수를 확보하면서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 조치로 앞으로 학종비중은 줄이고 특별전형과 논술전형을 폐지하면 성적위주 입시환경이 조성되면서 지방의 대학별 입시주도권이 상당히 약화돼 입시전략 수립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경북대 정시비중이 40%까지 확대되는 등 지역대학도 어쩔 수 없이 정시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이렇게 될 경우 소위 수도권 상위대학부터 우선 정원을 채워 내려오면서 상대적으로 지방대와 전문대는 정원채우기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졌다.

학종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사실상 내신성적 비중이 중요해진 데다 정시확대로 결국 대학입시가 성적위주 또는 수능위주로 단순화하게 돼 상위권 학생들의 소위 ‘in 서울’이 더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명문대→수도권대학→지방 거점 국립대→지방 대도시 사립대→중소도시 대학·전문대 등으로 서열화 구조가 고착될 우려가 많다.

이와 관련해 지역 대학 입시 관계자는 “의도치 않게 이번 조치로 수도권대학에 유리한 입시환경이 조성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대는 더 힘든 환경이 됐다. 지방거점 국립대를 수도권 명문 사립대 수준으로 육성하고,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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