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조진호 구세군경북(대구)지방장관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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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7   |  발행일 2019-12-07 제22면   |  수정 2019-12-07
“심장병 5세 딸 떠나보낸 부모가 수술비 기부한 사연 아직도 찡해”
[토크 人사이드] 조진호 구세군경북(대구)지방장관
조진호 구세군경북지방장관이 대구경북민에게 구세군 자선냄비에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며 웃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어려운 이웃을 도와줍시다. 여기는 구세군 자선 냄비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과 정성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매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환하게 웃는 아빠·엄마의 손을 잡은 어린이가 빨간 구세군 자선냄비에 사랑의 동전을 넣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변한 게 있다면 어린이 손에 들린 돈이 동전이 아닌 지폐다. 울리는 사랑의 종소리는 잠시나마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장기간 경기불황과 취업대란 등으로 인해 온정의 손길마저 얼어 붙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모금된 금액은 2016년 3억3천800만원, 2017년 2억9천만원, 2018년 2억5천여만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이 탓에 구세군경북(대구)지방본영은 더불어 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자 모금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5일 오후 구세군경북지방본영에서 조진호 지방장관(참령)을 만났다.

대구경북 33곳서 31일까지 모금
불황·취업난으로 온정 얼어붙어
지역 모금액 매년 줄어드는 추세
자선냄비에 많은 관심 가졌으면
구세군, 개신교 교파로 봉사 중시
효율적 활동 위해 군대 틀 갖고와
성직자 되려면 사관학교 마쳐야
고위직은 국제본영서 직접 선출

▶올해 자선냄비 모금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난 2일 중구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2019년 구세군 자선냄비 대구경북 시종식’을 열고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들어갔다. 오는 31일까지 자선냄비 모금이 진행되며, 목표액은 지난해 모금 금액과 동일한 2억5천만원이다. 자선냄비는 대구 25곳, 경북 8곳 등 총 33곳에서 진행된다. 보통 2인1조로 2시간씩 교대한다. 자원봉사자는 4천여명에 달한다. 올해도 ‘찾아가는 자선냄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계획은 대구지역 어린이집협회를 통해 섭외된 40여곳의 어린이집을 직접 찾아 가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선 교육적인 측면이 있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구세군에서도 어린이에게 작은 선물을 해주기도 한다. 향후 여건이 된다면 확대할 생각도 있다.”

▶구세군은 종교 단체인가.

“구세군은 기독교 개신교의 한 교파다. 1865년 영국 런던에서 ‘기독교 선교회’로 시작해 1878년 구세군(The Salvation Army)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구세군 창립자 윌리엄 부스는 평범한 감리회 목사였다. 어느날 교회에 빈민들이 오는 것을 신도들이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안 그는 이런 차별을 막기 위해 런던 빈민가에 구세군을 창설했다. 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구세군은 봉사를 중시하면서 복지시설 운영과 빈민구제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는 1908년 영국인 로버트 호가스(1861~1935)와 그의 부인 애니 존스(1862~1941)에 의해 최초로 전파됐다.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이 침탈되기 직전의 국가정치적 위기 상황을 겪던 조선에서 민중계몽·여성지위 향상 등의 사회개혁 운동과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빈민구호 및 고아원 설립 등의 사회활동을 했고, 1928년에는 미국에서 실시됐던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도입해 자선사업 활동을 시작했다. 1930년대 이후에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 국제구호 지원 단절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군인처럼 제복을 입는데, 그 이유가 뭔가.

“빈민 구제 활동을 효율적으로 하고자 군대 틀을 갖고 온 거다. 그래서 보통의 군대처럼 제복을 입는다. 구세군 조직은 국제본부 아래 유럽, 미주, 아시아태평양, 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부가 있다. 1908년에 창설한 우리나라 구세군 조직은 아시아태평양부 소속이다. 구세군은 사용하는 용어도 군대와 거의 흡사하다. 처음 들어가 예비병 교육을 받고 입대하면 ‘병사’, 목사는 ‘사관’, 신학교를 ‘사관학교’라고 한다. 이렇게 군 형태를 갖고 있지만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군대 문화는 전혀 없다.”

▶구세군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입대를 해야 한다. 지역마다 있는 교회인 ‘영문’에서 예비병 교육을 받고 병사가 된다. 교육 내용은 구세군 교리와 역사 등 다양하다. 일반 교회의 집사·장로를 구세군에서는 ‘부교’ ‘정교’라고 부른다. 여기까지가 신도다. 성직자 길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사관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과천에 있는 구세군사관학교에 입교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년간 신학을 배우고 졸업하면 ‘부위’가 된다. 이 때부터 직업군인처럼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는 거다. 이때는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 생활비 정도 지급된다. 부위 임관 5년 뒤에는 ‘정위’로 진급하고, 이어 15년 후에는 참령 계급을 받는다. 특별한 직책이 부여되면 부정령으로 진급한다. 그 위로는 정령, 부장이 있는데, 이는 구세군 국제본영에서 직접 선출하는 고위직이다. 최고 계급은 대장이다. 이는 세계에서 단 한 사람뿐이다.”

▶연말에만 활동하는가.

“보통의 시민은 구세군 자선냄비가 연말에만 등장하기 때문에 구세군은 연말에만 활동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세군 봉사는 1년 내내 진행된다. 아동·청소년과 노인·장애인, 여성·다문화, 긴급구호·위기가정, 사회적 소수자, 지역사회 역량 강화, 북한 및 해외 등 7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대구역 노숙인 쉼터를 운영하고 있고, 대구 중구와 북구, 청송 등에서 무료 급식소를 열고 있다. 매년 설·추석에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생필품도 전달하고 있다. 한여름에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삼계탕을 나눠주고, 아동센터 어린이들과 놀이공원을 가기도 한다. 때로는 재해지역에 투입돼 현지인을 돕기도 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부천사가 있는지.

“지난 5월 대구에 왔다. 이전까지 대구엔 여러 감동 있는 사연이 있었지만, 40여년간 봉사활동하면서 경험한 전국적인 사례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2002년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5세 딸의 심장병 수술을 위해 한 부모가 1천만원을 마련했다. 근데 그 아이가 수술을 받기 전 부모품을 떠났다. 당시 부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심을 했다. 그리곤 이 돈을 구세군에 어려운 이웃에게 사용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보내왔다. 순간 마음이 찡했다.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일이 생생하다. 앞으로도 훈훈하고 감동 주는 사연이 많았으면 좋겠다.”

▶모금 활동에 어려운 점은 없나.

“경제가 어려워져도 꾸준히 모금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생활이 어렵다고 모금액이 적어졌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이 IT와 신용사회로 급변하면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모금활동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엔 수도권에서는 카드로 모금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즉 카드로 일정한 금액을 납부하는 셈이다. 대구경북도 수도권 모금 환경 등을 지켜보고 적용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모금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큰 강을 이룬다. 그렇게 그 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모이면 정말 살기좋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이것이 나눔의 의미이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신 및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믿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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