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희생만 강요하는 사드꼼수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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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  발행일 2019-12-10 제31면   |  수정 2019-12-10

정부가 올해 안에 진행키로 한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어 성주·김천 지역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한미 간 이견은 없으나 평가협의회 구성과 운영, 설명회와 공청회 등의 과정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아 누구도 적극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주민대표 등으로 구성될 평가위원회 구성 자체부터 진통이 예상되는 것도 이유이다. 이처럼 사드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성주·김천 주민들만 희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꼼수가 훤하게 보인다. 사실상 성주기지에는 사드발사 체계가 임시 배치되어 작전 운용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기지 내의 장병 주거시설 개선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로선 굳이 분란을 일으켜 가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서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부로서도 한미 군사협력 관계를 고려하거나, 북핵문제의 도움을 받아야 할 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사드문제로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최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하여 사드문제 해결을 촉구한 배경도 정부의 이런 애매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가 사드 배치는 민감한 문제라서 정부가 신중히 고민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성주·김천 주민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대한 희생양밖에 되지 않는다.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측의 보상책 요구를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도록 만들었다.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의 철회 주장에도 귀를 닫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국방부와 정부가 사드문제를 계속 공중에 매달아 놓는 동안 지역주민과 반대단체들의 피로감만 누적되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조차 다른 이슈에 몰입하느라 사드대책을 등한시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얼마 전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HGV)와 북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돈으로 한국방어를 위해 사드를 배치했다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정세변화에 한마디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강대국과 북한의 눈치만 보고, 과거 정부 탓만 하고 있다. 정부의 최우선 정책순위는 자국민의 보호와 이익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마냥 성주·김천 주민들의 희생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사드배치에 대한 분명한 대책을 완수하고, 하루빨리 국내외적 논쟁을 마무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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