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한 해의 시작은 언제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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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1 13:14  |  수정 2020-01-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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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가고 2020년이 왔다. 새 희망이 솟는 때이다. 사주니 팔자니, 운세니 운명이니 이런 말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고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때이다. 희망은 나를 존재하게 하고, 나에게 활력과 용기를 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라고 등을 떠밀어주고, 힘들고 어려운 지금을 이겨내면 좋은 내일이 온다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어머니이다.

2019년 연말과 2020년 연초를 즈음해서 사람들은 대화, 전화, 문자, 카톡, 페이스북을 통해서 새해 인사를 보낸다.
‘2020년 새해에도 늘 행운이 함께…
’경자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신년인사를 올렸다.
’국민과 함께 희망을 품고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좀 생뚱맞겠지만, ’2020년 새해‘, ’경자년 새해‘, ’2020년 경자년 새해‘라는 표현에 대해 생각해보자. 연말연시 싯점에서는 ’2020년 새해‘란 말이 가장 정확하고 ’경자년 새해‘란 말과 ’2020년 경자년 새해’란 말은 합당치 않은 표현이다. 이중 가장 부적합한 표현은 문 대통령 신년사에 나오는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합니다’란 말이다. 왜 그런지 보자.

우리는 양력과 음력을 함께 쓴다. 2020년이란 말은 양력을 사용할 때 쓰는 표현이고, 경자년이란 말은 음력을 사용할 때 쓰는 표현이다. 양력 2020년 새해가 시작되는 때는 양력 1월 1일이고, 음력 2020년 새해가 시작되는 때는 음력 1월 1일 곧 양력 1월 25일이다. 음력 2020년 새해가 바로 경자년이다. 경자년 새해는 1월 25일부터 시작되므로 그 이전인 2020년 1월 24일까지는 여전히 기해년(2019년)이다.

이같이 2020년 새해가 시작되는 때와 경자년 새해갸 시작되는 때가 다르다. ‘2020년 새해’란 말은 2020년 1월 1일부터 쓸 수 있고, ‘경자년 새해’란 말은 2020년 1월 25일부터 쓸 수 있다. 따라서 1월 25일 전에 경자년 새해라고 쓰는 말은 맞지 않다. 그리고 ‘2020년 경자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때는 2020년 1월 25일부터다. 이때부터 ‘2020년=경자년’이 성립된다. 살펴본 바와 같이 2020년 새해가 시작하는 때와 경자년 새해가 시작되는 때가 다르므로,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나오는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합니다’란 표현은 온당치 않은 것이다.

좀 더 들어가 보자. 2020년은 경자(庚子)년이며 子는 쥐를 상징하므로 2020년은 ‘경자년 쥐띠해’라고 하고, 2020년에 태어나면 ‘쥐띠생’이라고 한다. 틀린 말이 아닌데, 여기에도 착오가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경자년의 시작은 1월 25일이므로 그 이전인 1월 24일까지는 기해(己亥)년 곧 돼지띠해이지 쥐띠해가 아니다. 따라서 2020년에 태어나도 1월 1일부터 1월 24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띠는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이다.

그러면 운명을 논하는 명리학은 새해의 시작을 언제부터라고 보는가. 양력 1월 1일도 아니고 음력 1월 1일도 아니다. 명리학에선 새해의 시작을 입춘으로 본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과 우수 사이에 있다. 양력으로 대개 2월 4일이 입춘이다. 명리학은 입춘을 새해의 시작으로 삼으므로 양력 2월 4일 이전 그러니까 1월의 운은 새해가 아닌 그 전 해의 운으로 본다.

양력 새해는 2020년은 1월 1일에 시작되고, 음력 새해(경자년 새해)는 1월 25일에 시작되고, 명리학 새해는 2월 4일에 시작된다. 새해가 언제 시작되든 그 새해는 누구에게든 한날한시에 온다. 똑같은 때에 오는 새해를 맞아 우리는 모두 가슴에 희망을 품을 일이다. 원단에 지인이 보내온 반칠환 시인의 시 「새해의 첫 기적」을 소개하노니 함께 음미해보자.

새해의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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