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은행 점포의 화려한 변신

  • 홍석천
  • |
  • 입력 2020-01-17   |  발행일 2020-01-18 제1면   |  수정 2020-01-17
NH농협은행은 은행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
DGB대구은행 창구에 현금과 종이 두지 않는 '수목원 디지털점'
2020011701010008381.jpeg
DGB대구은행이 미래형 영업점포 육성방안인 디지털브랜치 전략의 일환으로 출점한 '디지털수목원점' 전경.DGB대구은행 제공
"최근 한달 간 은행을 방문하신 적이 얼마나 되십니까?"

대구 범어동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정현씨(47)는 이같은 질문에 "한번도 없다"고 답했다. 계좌이체나 잔고 확인 등 간단한 업무에서부터 계좌 개설이나 신용대출 같은 용무도 은행의 모바일앱을 통해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재작년 아파트를 구입할 때 은행 창구를 찾은 것 외엔 거의 기억이 없다"고 했다.

온라인 금융이 오프라인 금융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기존 영업의 대표주자였던 은행 점포 처분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만 보면 점포를 축소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일선 점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영업망이다. 리테일 영업에서 고객 편의라는 서비스 부문 수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고객 충성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영업점포 만한 게 없다. 실제 최근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은행 입출금이나 조회 거래는 온라인 뱅킹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대출이나 상담 업무는 여전히 지점이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은행들은 점포망을 대상으로 공간 활용성과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화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수목원 디지털점'이라는 디지털 지점망을 선보였다. 창구에 현금과 종이를 두지 않는다. 직원들은 전문 상담실에서 고객 상담에 집중하며, 스마트 매니저가 DGB셀프창구 키오스크 기기, 바이오 현금입출금기(ATM) 사용을 돕는 방식이다. 바이오 정보 기입, 입출금 계좌 신규 개설 등의 상담은 평일은 오후 9시까지 진행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카페지점'이나 '편의점지점' '빵집지점'과 같은 특화점포도 눈에 띈다.

NH농협은행은 은행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를 선보였다. 또 베이커리와 결합한 '뱅킹 위드 디저트' 1호점을 열었다. KEB하나은행 컬처뱅크는 공예, 책, 가드닝 등 다양한 테마를 영업점과 접목한 특화점포를 5호점까지 개점했다. 우리은행도 폴바셋 카페,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과 결합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 거래에 익숙해지면서 점포를 찾는 비중이 확연히 줄고 있다"면서 "하지만 50대 이상 고객들은 여전히 대면업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특화점포 형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