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병역·진학까지…산학일체 도제수업으로 세 마리 토끼 잡았어요"

  • 천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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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5   |  발행일 2020-02-05 제13면   |  수정 2020-02-05
대구 대중금속고 도제반 출신 4인
회사·학업 병행 경력 인정받아 졸업
"학교서 도와줘 부담없이 직장생활
친구들과 추억 많지 않아 아쉬워"
조영한=월드테크. 영진전문대, 병역특례
이상헌=신정기공, 영진전문대, 병역특례
조문기=세광정밀, 영진전문대, 병역특례
조은재=동호씨앤엠, 영남이공대, 병역특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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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 고교인 대중금속고(대구시 북구 읍내동· 교장 김병부) 도제반 졸업생들이 취업·병역특례·대학진학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배 재학생의 도제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 학교는 2017년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으로 도제반을 운영하고 있다. 20여명으로 구성되며 2학년부터 2년간 학교수업과 함께 지역 기업체에서 장인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이 기간 학생은 시급을 받으며, 졸업 후엔 2년간의 경력을 인정받아 해당 회사에 취업할 수 있다. 취업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특례를 받고, P-TECH(고숙련일학습병행제)로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 이 학교를 졸업한 도제반 학생 26명 가운데 이상헌·조문기·조영한·조은재씨 등 13명은 취업과 함께 P-TECH 및 병역특례를 받았다. 또 6명은 다른 기업체에 취업을, 7명은 대학 진학을 했다.

지난 1월 졸업한 23명 중에선 절반인 11명이 산업기능요원으로 취업이 예정돼 있고 나머지 절반은 다른 업체 취업(5명)과 대학진학(7명)을 선택했다.

이들 졸업생은 모두 도제반에서 공부한 것을 만족해 하며 후배에게도 적극 추천했다. <주>월드테크에서 일하는 조영한씨는 "회사 적응이나 직무에 있어 실수를 할 때, 학교 선생님께서 주기적인 방문과 상담을 통해 관리해줘 부담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도제학교 졸업 후 학위 취득과 병역특례로 시간 낭비를 줄인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주>신정기공에 다니는 이상헌씨는 "다른 학생보다 먼저 기술을 배워 사회에 적응할 수 있어서 좋다. 회사에서도 기술을 가진 사람이 대접을 받는다. 기술이 있으면 오래도록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주>세광정밀의 조문기씨는 "현장 전문가에게 기술을 일찍 배울 수 있다. 취업, 대학, 병역 의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주>동호씨앤엠의 조은재씨는 "경기가 어려워 회사에 취업하기 힘든데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으니 좋다. 개인적인 여유 시간은 없어도 돈이 있어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규인 도제교육 부장교사는 "교사 입장에서 학생이 나가서 배울 회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취업한 학생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좋은 제도인 만큼 많은 학생이 열심히 배우고 시간을 압축해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중금속고 도제반 졸업생 인터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에 참여한 이유는.

조영한 "진학보다는 빠른 취업을 위해 특성화고에 지원했다. 2학년 때부터 취업하면서 기계 분야가 나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이상헌 "사회생활 경험을 학교 다닐 때 먼저 쌓고 싶었다. 지금 회사에 3년째 다니고 있는데 다양한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조문기 "학창 시절에 기술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했다."

조은재 "학교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TECH를 통해 대학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선택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에 참여하면서 불편하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영한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다른 학생에 비해 많이 적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 친구와의 추억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상헌 "나이 드신 직장 선배들과 접촉 시에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문기 "너무 이른 시기에 돈을 벌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은재 "아직은 어리고 기술이 부족해 회사에서 시키는 것 중심으로 일을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다. 안전문제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려운 것도 배울 수 있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을 추천하고 싶은지.

영한 "학교에서 섭외해 놓은 업체를 각자 본인의 적성에 맞게 잘 골라 취업해서 졸업하게 되면 대학과 일을 병행할 수 있고 병역 의무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상헌 "돈도 빨리 벌 수 있고 기술도 빨리 배울 수 있어서 좋다. 대학 공부도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혜택이 많다."

▶나에게 도제란.

영한 "효자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고교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해 국가에서 취업 장려금(300만원)을 수령하고, 대학도 학비 없이 지원 받아 다니고 있고, 병역특례까지 같이 하고 있으니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린 것 같다."

문기 "고민 해결사다. 다른 학생보다 사회 경험을 먼저 해서 많이 알고 잘할 수 있어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상헌 "기술을 습득해 전문가가 되고 싶다. 기술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문기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전문 기술을 더 많이 배워서 가진 기술에 걸맞는 일을 하고 싶다."

은재 "회사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빨리 배우고 싶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b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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