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이낙연과 황교안, 그리고 문재인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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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2   |  발행일 2020-02-12 제30면   |  수정 2020-02-12
종로 빅매치 이낙연·황교안

총리 경력 외 걸어온 길 달라

개인 기량으로 외연 넓힌 李

정권 심판 다걸기에 나선 黃

총선 후 文대통령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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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마침내 21대 총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총리와의 대선 전초전이 벌어지게 됐다고 언론들은 분위기를 돋운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총선 결과, 그리고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에 대해 상당한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황 대표는 그래서 종로 출마를 머뭇거리다가, 재다가 떠밀려 선언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평가한다. 과연 그럴까.

이낙연과 황교안은 모두 전직 총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경력 외에는 두 사람은 매우 다르다.

이 전 총리는 호남 출신으로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가 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차례로 지냈다. 두뇌와 언변이 매우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언론을 잘 다룬다.

필자가 시사프로그램 앵커를 하던 시절 수많은 정치인과 생방송 인터뷰를 했는데, 가장 답변을 잘하던 몇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최근까지의 총리 시절에도 대정부 질문에 나서면 야당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능란하게 답변해 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이 확연하게 주저앉으면서는 질문에 꼬투리 잡는 식으로까지 대응하곤 했다.

황교안 대표는 황해도 집안으로 서울에서 자랐고 공안통 검사로서 고위직까지 역임하고 법무부장관을 거쳐 총리직에 올랐다. 재학 시절에는 학생 대표를 했고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필자가 한때 총리실과 정당에 몸담았던 경험으로 볼 때 황 대표는 성실성과 조직 중시, 진정성이 돋보인다. 답변이 매우 신중하다. 그래서 말에 내용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여러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본다.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정치권에 들어왔고 삭발, 단식, 종로 출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일관성이 입증된다. 여의도 정치 셈법과는 다르다.

종로 출마 결정에 대해 황 대표는 "의견은 분분했고 모두 일리가 있었고, 결정과정이 신중했으며 결정된 이상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낙연 전 총리를 언급한 적이 없고 정권심판에 모든 걸 걸겠다고 했다. 떠밀려 나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대선주자급 논의에서 몸을 낮추곤 한다. 세력이 없고 개인기로 커왔기 때문이다. 여론 관리를 하며 문재인정권에서 밀어주기를 바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휘하 세력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우선 총선 결과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소장에 나타난 대통령의 책임 여하에 달려있다. 그러나 총체적 국정 실정에다 드루킹 여론조작을 기억하고 있는 언론과 국민에게 이제는 선전전도 한계에 다다르는 분위기다. 총선의 결과도 불투명할뿐더러 총선 후 문 대통령 세력의 힘은 상당히 빠지고 범여권의 이합집산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낙연 전 총리가 이 모든 혼돈에서 과연 개인기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오히려 관건은 야권 또는 자유한국당, 그리고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으로 당장 지지율이 10% 정도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국가관과 자질, 투쟁력을 갖춘 당으로, 또 그런 인물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최대 변수일 것이고 어느 당이든 그래야 할 것이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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