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소규모 집단 감염...대구시.방역당국 불투명한 일처리 불신 키워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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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7 18:23  |  수정 2020-03-18 07:22  |  발행일 2020-03-18
"확진자 쏟아진 시기여서 누락...의도적으로 숨긴 적은 없다" 해명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고 있지만 방역당국이 이러한 소규모 감염 사례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탓에 시민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북구 배성병원에서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접촉자와 의료진 등 병원 관련자 138명에 대한 진담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3병동은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최근 간호사 1명이 확진된 수성구 김신요양병원에서도 추가로 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추가 감염자는 간호사 확진자의 접촉자들이 코흐트 격리된 병원 건물 2층 202호와 205호에서 나왔다. 현재 수성구 김신요양병원에 남은 기존 입원 환자는 8층에 격리된 3명, 한사랑요양병원에서도 종사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소규모 집단 감염 등으로 인해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나온 확진자가 아닌 일반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1천929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확진자의 31.3%를 차지한다. 이렇게 지역 사회 내 감염으로 시민 상당수가 언제 어디에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방역당국이 일부 잡단 감염 사례를 제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구시지노인전문병원에서는 지난 5일 간병인 1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틀 뒤 간호조무사 등 직원 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12명을 자가 격리하고 방역과 소독 등 1개 병동 일부를 코호트 격리했다. 다행히 환자 230명 등 나머지 병원 관계자 413명은 음성이었다. 하지만 이 병원의 집단 감염 사례는 16일에야 공개됐다. 특히 이 병원은 대구시가 의료재단에 위탁해 운영하는 곳으로,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고 있다.

이에 시민 최모씨(44)는 "신천지 대구교회가 자신들이 시설, 신자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언제 끝날지 모를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소규모 감염원을 제때 알려주지 않으면, 내 주변 모든 곳이 감염원일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면서 "그동안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워낙 많은 확진자가 나와 정신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숫자가 크게 줄었으니 시민이 투명하게 정보를 알아서 불필요한 불안감은 가지지 않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방역당국은 역학 조사 이후 발표하는 시간차로 늦게 발표하거나, 대규모 확진자 발생했을 당시 일부 시설이 브리핑에서 공개하지 않았을 뿐 의도적으로 숨긴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대구시 등에 따르면, 현재 당역당국은 당일 확진자수를 발표한 뒤 역학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다음달 공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수가 많은 날엔 일부 시설이 누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절대로 고의로 누락하는 일은 절대 없다. 다만 확진자가 쏟아지는 시기에는 일일히 모두 나열 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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