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개 특구지정 好機, '대마 마스크' 失機 되풀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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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9   |  발행일 2020-07-09 제27면   |  수정 2020-07-09

"2년 전 안동 대마를 가지고 사업화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대마의 살균성분이 좋으니 '마스크를 만들라'고 했다. 만약 그것이 실현되었다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대박이 났을 것이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최근 영남일보(이영란의 스위치)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경북 성주 출신으로 대구 영신고·서울대를 졸업한 구 실장은 경제와 관련, 대구경북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대란 사태를 겪었고, 각종 항균 마스크 출시가 잇따르는 현 상황에서 '그때 곧바로 대마 마스크를 시도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안겨준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대구·포항·안동지역에 잇따라 사업 관련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규제 자유특구'가 지정돼 시·도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의 이동식 협동로봇 특구 △포항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 △안동의 산업용 대마특구가 그것이다. 로봇특구·대마특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6일 새로 지정했다. 대구의 로봇산업은 기존 산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 미래산업으로 평가된다. 전통산업인 섬유·자동차부품산업도 육성하면서 협동로봇 분야의 세계표준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안동의 대마산업은 대마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산업이다. 대마 추출물로 치매·뇌전증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특구는 지난해 7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지정됐다.

지금 지구촌은 전대미문의 감염병 때문에 기존 경제·사회 질서의 대변혁이 일어나고,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구와 경북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7일 이강덕 시장 주재로 '배터리 특구 활성화 방안' 회의를 열고, 관련 기업 유치 및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앞선 대마 마스크 제조 기회 무산과 같은 사태가 나와서는 안 된다. 이동식 협동로봇·산업용 대마·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향후 대구경북을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이다. 항상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추진 역량을 최대한 모으지 않으면 호기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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