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삶과 연결지어 문학책 읽기

  • 최미애
  • |
  • 입력 2020-07-27 07:57  |  수정 2020-07-27 07:58  |  발행일 2020-07-27 제15면
"작품 주제보다 생각·감정 떠올릴 수 있는 질문해야"

문학책
초등학생들이 문학책을 읽고 느낀점을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문학책을 읽은 후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깊이 있게 이야기할 때 세상을 넓게 보는 힘이 길러진다. 그러나 문학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과 작품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 나누다 보면 대부분 아이들은 '재미있었다' '슬펐다' 등 단답형 반응만 내놓는다. 자녀와 함께 문학책을 읽고 삶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살펴보자.

Q. 문학= 삶?

A: 2015 개정 교육과정 초등학교 국어과에서 추구하는 역량 중 '자기 성찰·계발 역량'은 삶의 가치와 의미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탐색하며 변화하는 사회에서 필요한 자질과 재능을 계발하고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 요소입니다.

국어과의 영역 중 문학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살아가는 삶의 전망을 제시해 주는 영역으로 문학 감상은 아이들의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가꾸어 줍니다. 작품의 관점이나 주제에 기대지 않고, 아이들의 삶을 성찰하는 문학 감상을 위해서는 자기 삶과 관련지어 느끼고 사고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은 서로 간의 대화와 상호작용 속에서 일어납니다. 이런 이유로 문학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나서 대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물 말과 행동 살펴보도록 도와주고
이야기 공감하며 읽는 재미 알려줘야
느낀점들 공책에 정리해두면 큰 도움



Q. 문학책을 읽고 자녀들과 어떻게 이야기 나눌까요.

A: 우선 자녀들과 느낌·감정 카드를 활용하여 일상생활 속에서의 느낌이나 감정을 이야기하는 기회를 자주 가지면서 다양하게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해 봅니다. 그리고 문학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인물의 말과 행동에 집중해 봅니다. 인물의 말과 행동에는 인물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문학책을 읽고 인물의 말과 행동에 담긴 인물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러한 인물의 마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해 봅니다.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때는 느낌·감정의 표현, 평가의 표현, '만일 ~나라면' 등의 표현으로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때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거나 관련된 경험을 질문해주면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자녀들과 함께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면 혼자서는 느끼지 못하고 지나친 것들을 이야기 속에서 느끼기도 하고, 부모님이 던진 물음을 풀어가면서 '아하! 그런 느낌이구나'라고 깨닫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놓치지 않고 가야 할 것은 자녀들의 책을 싫어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자녀가 당장 마음을 터놓지 않아도 되고 느낌을 나누지 않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책과 함께 한 경험이 중요한 것이고 행복한 경험이어야 합니다.

Q. 문학책을 읽고 자신의 삶 들여다보기는 어떻게 하나요.

A: 문학책 속 인물과 자신을 비교하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면서 삶에 대한 성찰로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합니다. 문학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삶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습니다. 문학책 속 인물들이 살아간 길을 따라 여행을 하다 보면 자신이 걸어갈 길을 열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활동은 다음과 같이 해볼 수 있습니다. 문학책에서 찾은 '내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공책에 기록해 왜 내 삶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했는지 이유를 말해 봅니다. 그리고 현재의 나의 모습-앞으로의 나의 모습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봅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마다 문학책에서 찾은 내 삶의 바람직한 방향을 공책에 기록해두고 자신만의 공책에 제목을 붙여본다면 단편적인 문학 감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어 삶과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속해서 문학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은 작품 세계와 현실 세계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작품에서 받은 감동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책을 읽어라. 읽어라" 하지 않고, 책을 읽을 때 어떤 세상을 만날 수 있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문학책을 읽는 것입니다. 책을 온전히 누리는 방법을 익히고, 책 읽는 기쁨을 느껴 평소에도 책을 즐겨 읽으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어린이로 성장시키는 것이 미래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김신애 대구왕선초등 교사 <참고문헌: 삶의 이야기판을 펼치는 온작품읽기(이오덕김수업교육연구소)>

기자 이미지

최미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