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행복은 일과 휴식의 균형에서 옵니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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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3   |  발행일 2020-08-03 제15면   |  수정 2020-08-03

문제일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마도 재택근무의 확산일 것입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일터와 쉬는 곳의 경계가 모호해져,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차라리 회사에서 업무 중간 동료들과 옥상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업무의 피로를 풀면서 쉬는 순간이 그립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과거 우리는 가끔 가족과의 단란한 저녁시간을 포기하고 회사에서 야근을 했습니다. 야근 중에 가족과 저녁을 먹으며 수다 떠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수도 없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자제하는 것이 내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할 것이라 스스로 다독이며 다시 사무실 책상에 앉곤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가면 야근하면서는 그토록 꿈꾸던 가족과의 시간인데 신기하게도 머릿속은 다시 회사업무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우리 뇌는 왜 이렇게 부조리할까요? 올해 스위스 취리히 대학 심리학과의 Katharina Bernecker 교수가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한 가지 답이 보입니다. Bernecker 교수는 우리는 언제 행복을 느끼며 또 그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주목하였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쉬면서 일 생각을 하면 그 휴식이나 즐거움의 효용이 저하되고 결국 덜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반면 쉬는 동안 일 걱정을 하지 않고 온전히 그 휴식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웰빙의식이 높고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릴 가능성도 적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며 느끼는 성취감 혹은 즐거움 역시 휴식 속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실제 필요한 것은 일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휴식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조화롭게 균형잡는 것이라 합니다. 이를 위해 Bernecker 교수는 우리는 의식적으로 업무와 휴식 시간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그 시간에는 업무면 업무, 휴식이면 휴식에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큰 목표를 위해 업무에 매진하는 즐거움과 일에서 벗어나 쉬는 휴식의 즐거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재택근무 중 일과 휴식을 무 자르듯 딱 잘라 정리하여 균형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구체적인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을 정하고, 한 공간이라도 업무시간에는 업무 집중력을 높여주는 조명을 사용하고 휴식시간은 뇌가 쉴 수 있는 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지난 6개월 사회적 격리 등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한 대구 시민들은 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오늘 여러분 스스로에게 '휴식'이라는 작은 상을 주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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