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 정치칼럼] 통합당, 내부 수리나 계속할 때가 아니다!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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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0   |  발행일 2020-08-10 제26면   |  수정 2020-08-10
코로나·홍수·집값 대란에
野 지지율도 어부지리 상승
與 견제하라는 민심의 명령
집안정리용 비대위 끝내고
전당대회로 지도부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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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4·15 총선에서 참패한 지 넉 달이 안 된 시점에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갤럽'의 8월 첫 주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37% 대 통합당 25%가 나왔다. 총선 이후 민주당은 최저치, 통합당은 최고치다. 아직 격차가 크지만 지지율 흐름이 뒤바뀌는 추세다. '리얼미터'의 같은 기간 조사에선 실화로 믿기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35.6% 대 통합당 34.8%. 격차가 0.8%포인트에 불과하다.

통합당에 별다른 호재가 없었는데 지지율은 올랐다. 왜일까? 총선 결과 황교안 대표체제가 무너지고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섰지만 지금까지 일궈낸 성과는 없다. 당 혁신보다는 비대위원장 개인의 차기 대권주자 품평 같은 발언이 가십성으로 주목받았을 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대책도 워낙 의석수 차이가 큰 탓에 일방적으로 여당에 끌려다녔다. 한 일이 없는데 지지율이 올랐다면 여권의 실책 덕이라고 봐야 한다.

수치로도 설명된다. 한국갤럽은 '통합당이 야당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물었는데, '잘하고 있다'는 20%로 정당지지율보다 5%포인트가 낮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69%에 달했다. 심지어 통합당 지지자 중에서도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64%였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워낙 커서 통합당이 야당 노릇을 제대로 못함에도 '제1야당'이란 이유로 일단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인 셈이다.

통합당은 이런 민심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할까. 일단 '어부지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민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동산정책의 대실패가 집권세력을 흔들고 있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치려다가 난투극과 폭로전이 벌어진 상황도 역설적으로 야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는 동력이 됐다. 그냥 있어도 상대방 실책으로 지지율이 오르니 통합당 내부에서 '가마니(가만히) 전략'이란 말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국에 제1야당이 가만히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지금 국민은 코로나, 홍수, 집값 대란 3중고에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코로나발 경제위기가 심각한데 대통령은 "기적 같은 선방" 운운하며 국민 눈을 가린다.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들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집단 사표를 냈다는 의심을 산다. 정권이 무능하면 야당이라도 유능해서 바로잡아줘야 한다. 다수의 힘으로 1당 독재로 가서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은 채 자기들 지지율이 올라가니 표정 관리하는 것도 무능이다. 지금 통합당 지도부가 그 꼴이다.

통합당은 초선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관련 국회 5분 발언이 왜 국민의 환호를 받는지 해석하고 대처해야 한다. 민심은 통합당의 내부 혁신엔 관심 없다. 집안 사정일 뿐이다. 대신 제1야당이 집권세력을 어떻게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지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본다. 국가적 위기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 역할이 국민 생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희숙 효과'가 입증한다. 그렇다면 내부 혁신을 위해 출범한 비대위는 이제 접고, 체계적으로 야당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정식 지도부를 출범시키는 게 정답이다. 김종인 비대위에 내년 4월까지 당을 맡기기로 했다지만 나라가 엉망이 됐는데 언제까지 집안 정리만 할 건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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