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도 이런 기업이 .5] <주>먹깨비...공공 배달 앱 서비스 선도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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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24 17:46  |  수정 2021-04-29 10:43  |  발행일 2020-12-25
1.5%의 착한 중개 수수료...지역화폐 등 다양한 혜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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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배달 어플 '먹깨비'에서 직원들이 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 수준의 착한 수수료 정책으로 전국 공공 배달 앱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 대구에 있다.


대구 남구에 위치한 <주>먹깨비는 2017년 설립 이후 가입비와 월정액 비용을 없앤 '착한 수수료' 정책으로 공공 배달 앱을 도입한 서울 및 경기도, 충북도 등에 입점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단독 입점한 충북도의 경우 진출 2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 DGB유페이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먹깨비 본사를 찾아 회사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1.5%의 착한 중개 수수료
'우린 소상공인의 희망이다'라는 문구가 입구에 쓰인 먹깨비 본사 사무실에는 30여 명의 직원들이 공공 배달 앱 입점 매장을 관리하게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기존 입점 매장의 신 메뉴를 추가하고 새로 입점한 매장들을 전산 등록하는 작업에 열중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공공 배달 앱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어나면서 먹깨비 사무실도 바빠졌다. 먹깨비 CS팀에 근무하고 있는 이외성(37)씨는 "최근 5개월 사이 입점 매장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하루 평균 100여 개 매장의 전산처리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먹깨비가 운영 중인 공공 배달 앱 서비스는 기존의 대기업 배달 앱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자체가 홍보,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업체에는 1.5%의 합리적인 수수료가 책정된다. 이는 6%에서 최대 15%까지 중계 수수료를 책정하는 기존 배달 앱 업체에 비하면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형 먹깨비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보통 매출의 30%를 이익으로 챙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소상공인들은 매출 이익의 반을 중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던 셈"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판매 이익을 돌려드리자는 마음으로 공공 배달 앱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먹깨비 앱을 설치해 이용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만족도 역시 높다. '첫 눈에 찜한 닭' 경북대점을 운영 중인 홍수연(37)씨는 "광고비 등의 고정비가 나가는 기존 배달 앱과 달리 추가 비용이 없고 중계 수수료도 5배 이상 저렴해 남는 것이 많다"며 "아직은 주문량이 적어 기존 배달 앱을 병행해 사용 중에 있지만, 지자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화폐 등 다양한 혜택도
먹깨비의 강점은 각 지자체에서 활용하는 '지역화폐'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행복페이' 등의 지역 화폐는 7%(특별할인기간 10%) 할인이 구매할 때부터 기본 적용된다. 여기에 지자체에서 마케팅용으로 공급하는 할인 쿠폰과 매장에서 지정하는 타임 할인도 이용할 수 있어 그 만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다.
 

김 대표는 "공공 배달 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는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지자체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먹깨비는 지난 9월 충북도에 진출해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자체와 협력해 1만원권 할인 쿠폰을 공급하고, 최대 30%까지 할인해 주는 타임할인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타임할인은 대형마트의 마감세일과 같은 원리로, 매장에서 발생한 일일 재고를 앱 상단에 노출해 소비자가 싼 가격에 배달음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먹깨비 자체 시스템이다. 이 같은 마케팅의 결과, 서비스 개시 당시 1천 890곳이던 충북 먹깨비 가맹점은 지난 11월말 기준 5천200개로 늘어났다. 이는 충북 도내 전체 배달업체 7천여 개 중 74.3%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루 주문 수 또한 평일 2천 건, 주말 2천500건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호응도 높다.
 

김 대표는 "공공 배달 앱은 태생적으로 대기업의 독점을 막을 하나의 선택지로 탄생했다"며 "아직 기존 업체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함께 상생하는 시스템인 만큼 앞으로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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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어플 '먹깨비' 김주형 대표.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사업 다각화로 전국 사업자로 성장

 

먹깨비는 수도권과 충북도에서 실시한 공공 배달 앱 서비스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경기도 시흥시와 세종시, 충남 천안시에 공공 배달 앱 사업자로 연이어 선정되며 착한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대구에서 추진하는 공공 배달 앱 서비스 공모사업에 응모해 프랜차이즈의 성지 대구로의 진출도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만약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고향인 대구에서 공공 배달 앱 서비스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대가 크다"며 "대구에서 성장한 토종 IT기업인 만큼, 지역 인재들과 함께 기반을 닦아 전국 단위 공공 배달 서비스업체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단위 기업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먹깨비는 지난해 소셜커머스업체 티몬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최근에는 KB국민은행, DGB유페이 등과 업무 협약을 맺으며 디지털 사업 다각화에 돌입했다.
 

지난 10일에는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의 앱을 통한 음식 주문이나 쇼핑 등을 일부 허용하는 제도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먹깨비와 타 은행들과의 업무협약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공공 배달 앱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결국 이용자가 많아야 한다"며 "각자도생보단 여럿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공공 배달 앱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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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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