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월드 인더스트리 리포트.14 (끝)] 남미의 자동차 대국 브라질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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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30 10:58  |  수정 2020-12-30 11:14  |  발행일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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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Pixabay)
브라질에 처음 주재원으로 부임하였을 때나 브라질 진출컨설팅을 하면서 20년이 지난 현재나 남미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는 외견상 특별히 변한 것이 없고, 브라질은 여전히 '잠재적 대국'으로 불리고 있다. 그나마 확실히 변한 것은 도로를 채웠던 딱정벌레차가 10여 년 전부터 신차종으로 교체되다가 이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자동차 시장 규모 4위, 생산 8위, 주행대수 6위 그리고 인근 남미국가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수출국이다. 자동차 산업은 2019년 기준 브라질 GDP의 4%, 제조업의 22%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주목할 부분은 아직 부품분야가 많이 취약해 우리 기업의 진출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현대차, 브라질 시장 점유율 4위


'폭스바겐과 피아트는 브라질로 본사를 옮겨야 한다'는 농담이 있다. 생산대수로는 독일과 이태리 본사보다 브라질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모두 해외 브랜드이다.


브라질의 자체 생산 자동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브라질 ROMI 사에서 4륜 구동 자동차 ROMI-ISETTA를 1955년부터 생산했으나, 수입개방 이후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1961년 단종됐다. 


1959년 폭스바겐, 1968년 포드와 지엠, 1973년 피아트가 브라질에 공장을 건설해 진출한 후 소위 Big 4의 다국적 자동차 회사가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19년 기준 26개의 완성차 업체가 현지 생산 중이며, 수입차를 합쳐 총 61개의 자동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다. 전국적으로는 67개의 공장에서 약 2200개 모델의 승용차, 트럭, 버스 등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2012년 초 삐라시까바 시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같은 해 10월 브라질 고유모델의 중소형 승용차 HB20에 이어 2017년부터는 SUV차량 크레타 생산하면서 계속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포드와 코로나, 혼다, 닛산을 제치고 2019년 말 현재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HB20은 브랜드/모델별로 보면 올해 1~5월 판매 누적기준으로는 지엠의 ONIX와 ONIX Plus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신차 판매 감소와 애프터마켓의 확대


코로나19 팬데믹은 브라질 자동차 산업에도 큰 악영향을 미쳤다. 소득 감소, 구매의욕 위축으로 2020년 11~11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생산은 35% 감소, 판매는 28.1% 감소했다.
ANFAVEA(전국자동차메이커협회)는 올해 생산을 전년대비 30% 감소한 200만대로 전망했는데, 이는 최근 생산 피크였던 2013년의 370만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면서 자가용 이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소득 감소로 신차 구입이 감소했다. 생산과 판매가 급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고차시장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자동차 생산, 판매 감소 그리고 중고차 시장의 활성화와 관련해 자동차부품 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2019년 브라질 자동차 부품 판매는 전년대비 6.7% 증가했으며 판매처별로 보면 완성차용 66.1%, 애프터마켓용 14.4%, 수출 15.7%, 기타 3.8%이다. 


2019년 자동차부품 매출 증가의 주요 요인은 완성차 업체들의 구매가 전년대비 8.8%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 들어 신차 생산이 감소하고 중고차 수요가 커지면서 애프터마켓에서의 자동차부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애프터마켓 시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의 여파로 실업 증가, 소득 감소 그리고 불확실성 확대로 신차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차량 교체보다는 기존 차량의 유지보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기준 브라질 자동차 애프터마켓 매출은 676억 헤알(약 140억 달러) 규모이다.

◆韓 기업 진출 시 인증 체크 필수


자동차 부품 수출에 반드시 사전 체크가 필요한 부분은 브라질 정부의 자동차부품 INMETRO(국립산업품질연구소)의 강제 인증 요구와 'Route 2030' 정책이다.


브라질 정부는 2011년부터 주요 자동차부품의 안전성에 대하여 INMETRO 인증을 받도록 하고 연도별로 의무인증대상 부품의 범위를 확대했다. 


예를 들어 휠, 배터리, 타이어는 완성차용과 애프터마켓용 모두 의무인증대상이다. 기타 부품은 A/S 마켓용인 경우에만 의무인증 대상이며 완성용은 의무인증이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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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한국 업체들이 INMETRO 인증을 취득한 부품은 주로 휠, 배터리, 안전유리, 피스톤, 잠금링(locking ring), 전기연료펌프, 전구류이며, 브레이크 패드 및 라이닝, 조향장치는 2016년부터 의무인증대상에 포함되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자동차산업지원정책으로 Route 2030을 2017년 발표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국산 자동차부품의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부품 국산화비율 60%이상의 차량에 대한 세제 감면이다. 


현대차의 경우 10여개 협력업체와 동반 진출한 이유이다. 브라질에서 현지 생산된 부품은 남미공동시장 4개국에 관세 혜택을 받아 인근 국가에 수출도 가능하다. 중고품은 완성차와 부품 모두 원칙적으로 수입이 불가능하다. 


정리하자면 현재 브라질의 자동차부품 수요는 완성차용과 애프터마켓용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다. 경제가 회복되면 완성차용으로, 불경기가 계속되면 애프터마켓용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브라질의 자동차와 그 부품 시장의 규모는 매우 크며 우리 부품의 품질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적극 진출을 검토할 시점으로 보인다. 


현지 바이어들과 만날 수 있는 중남미 최대의 자동차 및 부품 전시회인 Automec과 Autopar이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취소되고 2021년에는 각각 4월과 5월에 예정되어 있으나, 이마저 다시 연기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개인적으로는 화상상담회를 통해서라도 내 고향 경북과 대구의 자동차부품 회사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보덕 Brazil Biz Cente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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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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