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더보기

이갈이 그냥 두면 치아 부러질 수도...증상과 치료법은?

  • 노인호
  • |
  • 입력 2021-04-13   |  발행일 2021-04-13 제16면   |  수정 2021-04-13 08:07
지속 땐 치아 비정상적으로 닳아
시림·크라운 씌운곳 구멍날수도
턱 뻐근하거나 턱관절 장애 유발
근육긴장 줄이는 '교합장치' 착용
행동조절요법으로 불편함 최소화

2021041201000403400016561

A(50)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 이갈이로 치아가 깨진 상태였다. A씨는 음식을 씹을 때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통증이 있는 부위의 치아는 깨진 부위가 깊어 치아의 신경이 노출되어 있어 신경 치료와 크라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구강 검사 결과, 모든 치아의 교합면(씹는 부위)이 비정상적으로 닳아 있었고 다수 치아에 금이 간 상태가 관찰됐다. 이에 의료진은 이갈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A씨는 이런 진단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지락 교수(치과)는 "A씨는 이갈이 혹은 이악물기와 같은 습관은 없다고 확신했다. 이런 습관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면 중에 일어나거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탓에 A씨처럼 모르는 환자가 더 많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진은 잠을 자는 중 이갈이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제작, 약 2주 정도 사용하도록 하고서야 A씨는 진단에 동의했다.

◆이갈이란

이갈이는 음식을 씹거나 자르는 것과는 달리 특별한 목적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치아끼리 갈아대는 것을 말한다. 이갈이는 주로 잠을 자는 도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낮에 의식이 있는 경우에도 이갈이를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이갈이 환자의 90%는 자신에게 그런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이런 탓에 이갈이 습성을 알게 되는 경우는 같이 잠자는 사람이 이를 가는 소리를 듣고 알려주거나 치과의사의 구강검진 시 비기능적으로 마모된 치아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누구나 일생에 한두 번은 이갈이의 경험은 하는 만큼 별다른 증상 없이 드물게 이갈이를 하는 경우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갈이 관련 통계를 보면, 이갈이는 전체 인구의 약 8~31%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갈이의 경우 연구 방법에 따라 유병률은 그 차이가 다양하지만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혼합치열기(유치와 영구치가 같이 존재하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성인 이후에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왜 이를 갈까

이갈이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전에는 윗니와 아랫니가 만나는 교합관계가 나쁜 경우 이갈이가 발생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여러 연구결과 부정교합과 이갈이 간에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고 밝혀졌다. 또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이갈이가 발생한다고도 하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은 상태다.

술, 특정 약물의 복용, 유전적 소인, 중추신경계의 장애 등이 이갈이와 관련된 보고가 있지만, 주된 원인이라기보다는 관련된 기여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정도다.

이렇게 이를 갈게 되면 일부 부정교합 환자를 제외하고는 이를 가는 사람들은 상악 송곳니(위쪽의 송곳니)부터 닳게 된다. 송곳니는 치아의 이름처럼 끝이 뾰족한 삼각형의 모양이 정상인데 이를 가는 사람들은 송곳니가 앞니처럼 변해있기도 하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하악 앞니(아래쪽 앞니)의 씹는 부분에 노란색의 상아질이 노출되게 되고, 일부 환자에서는 치아에 금이 생기고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갈이를 방치할 경우 치아를 포함해 음식을 씹는데 관여하는 저작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치아는 음식을 잘 씹기 위해 원래 울퉁불퉁한 형태인데 이갈이가 지속되면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닳게 된다. 치아의 마모도가 심하면 시린 증상이 나타나고, 기존에 치료한 부위가 떨어지거나 크라운에 구멍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치아가 부러질 수 있다. 잠을 자는 동안 턱을 움직이는 근육이 쉴 새 없이 일을 하게 되고 턱관절에는 지속적인 압박이 되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뻐근하거나 입이 잘 안 벌어질 수 있고,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기 어려운 턱관절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치료는 어떻게

이갈이는 수면동안 일어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수면다원검사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갈이 진단을 위한 수면다원검사는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고,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이지 않다. 치아의 마모도, 볼 또는 혀에 찍힌 치아 자국, 교근의 비정상적인 발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갈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러한 검사방법은 이전의 이갈이에 의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에는 치아의 본을 떠서 제작하는 이갈이 검사 장치(bruxochecker)를 활용, 이갈이 보호장치를 사용하기 전에 미리 이갈이가 현재에도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이갈이가 확인될 경우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만큼 원인 요소를 전부 제거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우선 이갈이의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턱 주위의 근육긴장을 줄일 수 있는 교합안정장치를 장착하는 방법과 행동 조절요법이다. 이를 통해 이갈이와 이로 인한 불편감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많은 분이 치아의 배열이 고르지 못해서 이갈이가 생기는 것으로 오해, 교정 치료를 하면 이갈이가 예방 혹은 방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교정 치료 기간은 치아의 이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갈이가 사라질 수 있지만, 치료가 끝나고 치아의 배열이 완성되면 다시 발생하게 된다"면서 "이갈이는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갈이로 인해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치료가 필요한 것인 만큼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지락 대구가톨릭대병원 치과 교수


2021041201000403400016562

▨ 이갈이 치료 위한 '교합안정장치' 사용법

→턱관절 치료를 위한 구강 내 장치는 말랑말랑한 재질이 아닌 플라스틱 같은 느낌의 딱딱한 아크릴릭 레진을 이용

→환자 치아 상태에 따라 상악(윗니에 착용) 혹은 하악(아랫니에 착용)치아에 착용(장치의 종류는 상악의 경우 보다 안정성이 있고 하악의 경우 착용 시 불편함이 적은 장점이 있음. 단 기능적인 면에서는 차이 없음)

→장치는 개개인에 맞춰 치과에서 본을 떠서 제작. 시중에 나와있는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의료진의 일반적인 견해

→턱관절 안정장치는 이갈이 및 이악물기의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잠을 자는 시간 동안 착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