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나이관련 황반변성, 노인 실명원인 1위…50대 이상 매년 검진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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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1 08:04  |  수정 2021-05-11 08:07  |  발행일 2021-05-11 제17면
노화·가족력·흡연·심혈관계 질환 등 위험인자
초기 아무 자각증상 없어 치료시기 놓치기 쉬워
독서·운전·세밀한 작업 불편 느끼면 검진 필요

김광수
삼성안과 망막센터 김광수 원장

의료기술 등의 발달로 '100세 인생'이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이런 탓에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 만큼 '눈'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첨단 기술 발달로 눈으로 봐야 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눈의 기능에 영향을 주는 나이관련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에 삼성안과 망막센터 김광수 원장은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치료를 위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게 되는 만큼 조기진단을 위한 정기적인 검진,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와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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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인구가 늘면서 황반변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한 이유가 뭔가.

황반은 안구의 안쪽 면을 덮고 있는 신경망막의 중심부로, 중심시력과 색각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황반부에 변성이 생기는 것을 황반변성이라고 하는데 원인으로는 노화에 의해 생기는 나이관련황반변성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실명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조사를 보면 40~5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들 연령대의 주의도 요구된다.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은.

유전적인 소인과 여러 환경적인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화 이외의 요인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고,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도 위험인자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상실의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 만큼 흡연도 위험요인중 하나다. 또 기름진 음식 섭취 등 고(高)칼로리 위주 식생활습관, 고지혈증, 비만 등의 요인도 연관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이관련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한다. 건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질환도 서서히 진행되고,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습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다. 전체 황반변성의 10% 정도를 차지하지만, 급격한 시력저하의 위험성이 높고 황반변성으로 인한 심각한 시력 상실 중 90%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못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에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데.

나이관련황반변성 초기에는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어 병이 진행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황반부에 이상이 생기면 선이 물결치듯 휘어 보이고, 색이 다르게 보이는 증상 등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독서와 같은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문제는 황반변성이 한쪽 눈에만 있는 경우 정상인 다른 눈에 의해 시력이 보상되어 병이 있는지 모르고 지낼 수도 있다. 이런 탓에 초기에는 증상을 느끼더라도 단순히 노안 정도로만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습성의 경우는 어떻게 치료하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치료를 적기에 지속적으로 받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시력이 호전되거나 유지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의 병 진단 위해 망막전문의의 진료를 최대한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 만큼 일단 습성으로 진단되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로 한동안 병원을 방문하지 못해 안타깝게도 실명된 환자도 여러 분이 있다. 특히 황반질환은 젊은 층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금연은 물론 가능한 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외출 시 선글라스 착용을 생활화해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이 질환에 대한 원장만의 치료 전략이 있다면.

치료전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자 전략이다. 고령의 환자가 많은 만큼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는 두려움과 실망감을 주기 보다는 최상의 치료를 통해 기대되는 시력개선의 희망과 안도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

◆자가진단해 볼 방법은.

'암슬러 격자검사'가 있다. 모눈종이처럼 정사각형 격자무늬가 새겨진 검사지를 평소 책 읽는 정도의 30~40㎝ 거리에 두고 한쪽 눈을 가린다. 이어 검사지 중앙에 표시된 검은 점을 주시하면 된다. 이때 격자 선 일부가 흐려지거나 휘어 보이면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이 검사가 아니더라도 평소와 달리 독서, 세밀한 작업, 운전 등의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병원을 방문해 반드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치료 방법이 계속 발전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완전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만큼 예방과 조기발견으로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상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만큼 50대 이상의 경우는 시력이 괜찮더라도 황반변성을 비롯한 각종 눈 질환의 진단을 위해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는 게 필요하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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