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두르다 국군대구병원 오접종 사례 재발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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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6   |  발행일 2021-06-16 제27면   |  수정 2021-06-16 07:13

늦어도 오늘 중 코로나19 백신 1차 예방 접종자 수가 1천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 0시 기준 1천256만여 명(전 국민의 24.5%)이었으니 빠르면 어제 늦은 시각 이미 기준을 넘었을 수도 있다. '1천300만 명'은 정부가 설정한 상반기 접종 목표치다. 목표를 2주 정도 조기 달성한 셈이다. 일상을 빨리 회복하겠다는 국민의 염원이 만든 뜻깊은 결과다. 접종자 수가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신규 확진자 수 등 코로나19 위험도를 나타내는 각종 수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희망적 조짐이다.

그렇지만 어제 발표된 국군대구병원의 오접종 사고는 참으로 황당하다. 순항하던 예방접종에 찬물을 끼얹는 일탈적 사고였다. 지난 10일 국군대구병원에서 진행된 화이자 백신 단체 접종 과정에서 장병 6명이 백신 원액 소량과 식염수가 다량 포함된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맹물 백신'을 접종한 셈이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식염수 접종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병원 측은 '두 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재접종을 시행한다니 해당 장병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다행히 아직 큰 부작용은 없다지만, 재접종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지금까지 접종오류는 105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사전 예약자에게 정해진 백신 대신 다른 제품을 접종한 경미한 사례(85.7%)지만, '이른 2차 접종' '접종용량 미준수' 등은 간과할 수 없는 실수다. 인천의 한 병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정량의 절반만 투여했고, 전북 부안의 한 의원은 5명분인 얀센 백신 1병을 1명에게 통째로 접종했다고 한다. 모두 의료기관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니만큼 △철저한 진상 조사 △재발 방지 조치 시행 △이상 반응 신고-보고체계 강화 등의 후속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접종 속도가 늘수록, 백신의 종류가 더 다양해질수록 오접종 사례는 비례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방역당국의 빈틈없는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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