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마회원' 전유물 전락한 대구 대덕승마장...전국 유일 장안·장제 서비스까지 제공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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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7 17:50  |  수정 2021-06-20 14:24  |  발행일 2021-06-18 제1면

대덕승마장.jpg
대덕승마장(영남일보 DB)

개인 말을 소유한 이른바 '자마(自馬)' 회원들에게 '장안'과 '장제'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공공 승마장은 대구 대덕승마장이 전국에서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누구나 탈 수 있는 승마장 소유 말과 특정 개인만 탈 수 있는 자마 간 비중에서도 대덕승마장의 자마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 승마장이 개인적으로 말을 소유한 소수 특정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정작 일반인의 승마 체험 기회가 줄어들어 공공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지법은 17일 대덕승마장 자마 회원들이 대구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승마장 시설, 마방 사용(갱신)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시설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대구시의회 김지만 의원(북구2)이 대구시설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전국 공공 승마장 자마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공공 승마장 17곳 중 자마를 운영하는 승마장은 대덕 승마장을 포함해 10곳이다. 나머지 7개 공공 승마장은 자마를 두지 않고 있다.


자마를 위탁 관리하는 공공 승마장 10곳 중에서도 대덕 승마장을 제외한 9곳은 장안 서비스를 일체 지원하지 않고 있다. 장제도 유료로 제공할 뿐 무료는 없다.


대전 복용승마장 운영 주체인 대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장안은 일종의 승마 행위인 만큼, 말을 타는 사람이 직접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대덕승마장을 제외한 전국의 어느 공공 승마장에서도 장안을 제공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자마 운영을 중단하는 공공 승마장도 잇따르고 있다. 상주시가 직영하는 상주국제승마장은 2015년 자마를 모두 해산시켰고, 순창군 승마장은 올해부터 자마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상주국제승마장 관계자는 "당시 자마 회원들의 특권 의식이 도가 지나쳤다. 보다 많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대덕승마장의 자마 비중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현재 대덕승마장 자마 두수는 24두로 전체 57두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승마장 전체 평균 자마 비율은 24%이다.


김지만 시의원은 "대덕승마장에서 개인 말이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공공 승마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젠 대구시가 직접 나서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덕승마장 자마 회원 측은 "대덕승마장은 당초 승마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건립됐다.세월이 흘러 지금은 일반인도 이용하게 됐지만, 오래전부터 승마장을 지키며 운동해온 자마 회원들의 권리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장안?=말에 안장을 얹어주는 일
☞장제?=말 발굽을 깎아 편자를 교체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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