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올핸 태풍피해 비껴가나] 삼사해상공원 밑 터널 통해 바다로 하천수 직접 내보낸다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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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3 07:34  |  수정 2021-06-30 11:38  |  발행일 2021-06-23 제4면
우수저류시설은 내년 완공...주택 370곳·상가 120곳 침수 예방 기대
'침수피해 원인' 지목된 화전 소하천 재해복구도 순조...공정률 92%

고지배수터널2
148억원을 들여 강구삼사해상공원 아래로 터널을 뚫어 넘치는 하천수를 바다로 내보내기 위한 고지터널 배수공사 현장. <영덕군 제공>

"여름 장마철 태풍이 오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에 사는 A(52)씨는 올해 장마철을 또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 지난 3년 동안 태풍, 집중호우 등으로 여름을 온전히 보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여름휴가를 간지가 언젠지 모를 정도로 여름만 되면 무섭기만 하다. 올해는 제발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A씨의 바람이 올해는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덕군이 태풍 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시설물에 대한 단순 기능 복구는 모두 완료했으며, 3천억을 투입한 영덕 재해복구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돼 약 90%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박현규 안전재난건설과장은 "침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강구 지역의 외수(外水 )침수 예방사업인 화전 고지터널 배수로 사업은 지난해 9월 통수를 완료했고 오는 7월 말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정에 있다"고 밝혔다. 또 "강구시장 주변 내수 침수 예방사업인 강구 배수펌프장 증설 사업은 주민 토지수용 등의 절차로 인하여 착공이 늦었지만, 7월 말 임시펌프장을 운영해 내수 침수에 대비할 계획이다. 올해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에는 침수피해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지터널 배수 공사로 소하천 유량을 동해로

강구면 오포리는 영덕에서도 대표적인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화전 소하천이 침수피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3년 연속 큰 피해를 봤고,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 지난 태풍 때에도 화전 소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나 오포리 마을 위로 덮쳐 주택 대부분이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에 영덕군은 화전 소하천 재해복구사업에 힘을 모았고 현재 약 92%의 공정률로 올해 하반기에 사업이 마무리된다. 특히 148억 원이 투입된 고지터널 공사는 강구 삼사해상공원 밑을 뚫어 하천수를 바다로 직접 내보낸다. 지난해 9월 관통을 완료하면서 올해 재해발생 시에는 소하천 내 유량을 동해안으로 유도해 하천 수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고지터널 공사는 강구면 오포리 강구중 인근에서 삼사리 해안가로 하천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터널 길이는 총 736m 폭은 5.4m 높이는 4.6m다. 터널 유입구와 유출구 레벨차이를 통한 자연유하형식으로 설계했으며, 유출구는 0.8m~1m로 해수면보다 낮게 설치했다.

해수면 최고수위를 기준으로 수치모형 실험을 통해 유동해석을 한 결과 유속 5m/s(평균 4.5m/s)로 소하천 유량의 62%를 동해안으로 방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저류시설로 빗물 가둘 수 있어

고지터널 배수 공사와 함께 우수저류시설도 강구면 침수 예방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영덕군은 2019년 화전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 사업에 이어 지난 3월에도 '2022년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전국 공모에 강구초등학교 우수저류시설이 선정돼 사업비 296억 원을 확보했다. 우수저류시설은 건기에는 공원·주차장 및 체육시설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태풍 등 폭우가 내리면 빗물을 가둘 수 있다. 영덕군은 화전지구 우수저류시설로 주택 370곳·상가 120곳의 침수를 예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 완공되는 이 시설은 화전천 전체 유량 87㎥/s 중 우수저류시설에 22㎥/s(유량의 25%)를 저류하고, 고지터널 배수로를 통해 54㎥/s(유량의 62%)를 방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하천 하류 구간으로 11㎥/s(유량의 13%) 유량이 흐르게 돼 소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영덕군의 설명이다.

◆배수펌프장·우수관로 설치

영덕군은 강구면 이외에도 영해면 연평리·성내리·괴시리 일원에 연평지구 재해복구사업을 올해 완료한다. 연평지구 재해복구사업은 축제공사·배수 구조물 공사·교량 공사·수로 공사 등으로 진행된다. 영해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도 순항 중이다. 송천보를 개량하고, 배수펌프장 2곳 설치·우수관로 설치 등 영해면 괴시리와 벌영리 일원의 주민을 보호하는 목적이 있다.

이외에도 남정면 장사천과 지경천 정비사업·축산면 축산천 정비사업·강구 오포 배수펌프장 설치·영덕 전통시장과 우곡리 배수펌프장 설치·강구3리 급경사지 정비 등도 최근 완료됐다.

◆집중호우와 태풍 상륙 시 대응 방안 마련

만발의 준비를 했다고 해도, 순식간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리는 집중호우와 태풍을 전혀 피해갈 수는 없다. 이를 대비해 영덕군은 물막이용 소형마대 2만 여 개, 대형자루 마대 6천 개를 해안가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파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취약지역 가구에는 무인 경보기를 설치하고, 대형 양수기 60여 대도 준비해 비상시 사용할 계획이다. 또 100여 곳의 주민 대피소를 마련해 주민들을 신속히 대피 장소로 안내한다.

영덕읍·강구면 등 상습침수 우려 지역에는 민간 관리자를 배치해 상시 점검하도록 했으며, 관내 저수지 저수율을 관련 기관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관찰한다는 방침이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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