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괴전동 초대형 싱크홀 긴급복구 논란]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서둘러 구멍 메워" 적절성 비판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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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2   |  발행일 2021-08-13 제6면   |  수정 2021-08-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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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시 동구 괴전동 274-7번지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현장에 급파된 긴급 복구 인력들이 싱크홀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크홀은 지난 11일 밤에 발생했으며 크기는 가로와 세로 각각 10m에 깊이가 7m에 달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동구 괴전동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0시40분쯤 동구 안심역 동편 안심차량기지 진입로 부근에서 지름 약 10m, 깊이 약 7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싱크홀 발생으로 동구 숙천동, 괴전동 일대 280세대의 단수 사태가 빚어졌다.


대구시는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은 과거 안심역 주변 지하 구조물을 설치하고 흙으로 메운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물을 팠다가 다시 메웠기 때문에 지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집중호우로 지하수가 차고 인근 하수도가 막혀 일어난 지반 침하로 상수도관(150㎜) 연결 부위가 빠져 다량의 물이 유입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쯤 긴급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싱크홀이 발생한 공간을 흙으로 덮었으며, 복구를 한 이후에도 차량 등의 통행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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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시 동구 괴전동 274-7번지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현장에 급파된 긴급 복구 인력들이 싱크홀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크홀은 지난 11일 밤 발생했으며 크기는 가로와 세로 각각 10m에 깊이가 7m에 달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싱크홀 '긴급 복구'에 대해 일각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는데, 서둘러 구멍을 바로 메워버리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비판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일정 정도 현장 보존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싱크홀 발생 지역과 비슷한 환경과 조건을 갖고 있는 대구의 다른 지역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모(35)씨는 "지하철 연장공사와 집중호우 등의 문제로 싱크홀이 발생했다면, 다른 지하철 구간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면서 "전반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정확한 발생원인 조사 및 보강방안 수립을 위해 긴급히 '가복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그라우팅(갈라진 빈 공간에 충전재를 주입하는 공법) 작업을 해놓고 지반이 굳어지는 상황을 봐가면서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복구하겠다는 것이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전 구간 터널로 깊이가 상당히 깊고 연장 계획이 없어 되메우기를 할 계획이 없다"면서 "3호선은 지상이라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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