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아파트 매입할까 미룰까…전문가 조언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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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6   |  발행일 2021-09-06 제3면   |  수정 2021-09-06 07:30

올 들어 대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월 1.74%에서 1.46%(3월)→1.05%(4월)→0.98%(5월)→0.73%(6월)→0.39%(7월)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처럼 대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주춤해진 상황에서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지역 부동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조언을 내놓을까.

"시장가격보다 싸게 분양 중…실수요자 내집 마련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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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송원배 이사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 우상향
분양가 규제가 재태크에 도움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사실 현재 집값은 올라간 것만 놓고 보면 거품이지만, 주식과 부동산에 합리적인 가격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의 역사를 보면 주택은 수십 년간 재테크의 효자 노릇을 해 왔다는 것이 송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재개발을 하거나 재건축을 하게 되면 집값이 올라간다"면서 "공급을 늘리려면 토지보상금이 풀리게 되고 이 자금은 다시 부동산으로 투자돼 단계적으로 집값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재건축 또한 이주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세 수요 증가로 전세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매매가격을 밀어 올린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송 이사는 "공급 물량 우려 등으로 대구 집값이 일시 조정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은 우상향할 것"이라면서 "현재 분양시장은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제도로 공급자는 시장가격보다 싸게 분양을 하고 있다. 이 제도가 재테크의 틈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며 "청약 경쟁률이 이전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도 당첨이 되고 있다. 가점이 낮은 청약 대기자라면 좋은 단지를 가려서 청약시장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호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 일부 분양단지에서 청약경쟁률은 낮았지만 계약률은 상당히 높게 나왔다. '태왕디아너스 오페라'는 1·2순위 청약 접수에서 2.62대 1이라는 낮은 청약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정당계약 및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90%의 초기 계약률을 보였다. '교대역 푸르지오 트레힐즈'도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았지만 초기 계약률이 98%였다"고 했다. 송 이사는 또 "아파트값의 원가에 해당하는 땅값이 높아지고 인건비, 자재 등도 오르다 보니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기 힘들다"면서 "다만 무리하게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높아지는 집값을 잡는 방안의 하나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다고 본다.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지 여전히 금리가 높지는 않다. 기준금리가 0.25%가 오르면 1억원 대출할 경우 한 달에 추가 부담금이 2만원 정도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월 입주물량 무려 6500호…하반기 가격조정 가능성 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

물량 따라 집값 가장 큰 변화
규제 영향 과수요 줄어들 것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향후 대구 부동산시장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대구에 예정된 입주 물량을 주시하면서 이로 인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

부동산114 대구지사장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다뤄왔던 이 소장은 "부동산도 시장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물량"이라며 "과거 사례에서도 보듯이 물량이 일정 이상을 기록했을 때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가격 조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물량, 금융(이자·대부비율), 세금(양도소득세·보유세·취득세)으로, 이 중 물량에 따라서 시장의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이 소장의 분석이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통상 물량 변화에 따라 시장의 가격이 많은 변화를 겪는다는 것.

이 소장은 "시장은 물량이 일정해도 과수요가 생기면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의 공급물량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과 수요가 생겨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만들어졌다"면서 "시장이 과열되면서 투자 수요가 만들어졌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일시적 과수요가 발생해 대구는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의 급등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향후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올 4분기 이후 입주 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과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안정세는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이 소장은 "오는 11월에 입주 물량이 6천500호나 된다. 상반기는 올해 입주 물량 총 1만5천호 중 5천호 정도라서 입주 물량 부담이 없었다. 2022년과 2023년 입주 대기 물량이 상당하다 보니 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향후 분양 물량이 많이 대기 중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상업지역의 주상복합 물량이 많아 주택 멸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투기적 수요가 줄면서 시장의 과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입주 물량이 증가하게 되면 공급우위 시장으로 이어져 가격 조정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글=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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