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37) 암호 같은 일본어 게임용어

  • 전혜민(주)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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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4 11:17  |  수정 2022-01-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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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서 지인과 촬영한 사진. 가운데 손 들고 있는 캐릭터가 필자다.

초등 시절 컴퓨터 조작을 어느 정도 깨우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이 바로 온라인 게임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그렇듯 그 당시엔 어른이 되어서까지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한다. 나날이 높아지는 게임의 수준은 성인이 되어서도 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필자는 요즘 지인들과 공동으로 하는 게임에 푹 빠져 있다. '게임천국' 일본에 살고 있으니 자연히 일본 게임을 하겠거니 생각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필자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게임을 즐겨 한다. 한국 서버에서 한국어로 된 게임 스토리나 해설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아무래도 한국 쪽이 원본이다 보니 게임 업데이트가 빨라 미리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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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일본어. 게임 시작 초기에 필자에게 멘붕을 선사했다.

하지만 때때로 발목을 잡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일본어다. 특히 일본생활 초기에 만난 '일본어 게임용어'는 무슨 암호처럼 느껴졌다. 일상생활에서는 별로 쓸 일 없는 단어나 한자가 화면에 나올 때면 저절로 멈칫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을 하다 말고 멘붕에 빠진 적이 한두 번 아니다. 

 

물론 '던전'이나 '레벨' 등 일본어로도 발음이 비슷한 단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게임 속 기술이나 효과는 생전 처음 보는 한자로 표기돼 있어서 대체 이게 뭔가 싶어진다. 초반에는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같은 그림 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사전과 게임 화면을 번갈아 비교해 가며 게임을 진행했다. 지금은 게임과 게임 속 일본어에 익숙해져 있지만 거의 절반은 의미를 대충 때려 맞히는 식으로 게임을 한다.

 

일본인 지인들도 요즘 닌텐도 스위치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하는 게임을 열심히 홍보 중이다. 안전하게 온라인에서 만나지, 채팅이나 음성 통화로 즐겁게 대화하면서 게임으로 스트레스 발산도 가능하지, 거기다가 일본어 공부까지 할 수 있으니 '생산적인 취미'라고 생각한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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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라이풀은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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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민(주)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엔지니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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