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수 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비만도 질병…다이어트 약물 오남용 말고 전문의 도움 받아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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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3   |  발행일 2021-11-23 제17면   |  수정 2021-11-23 08:07
천편일률적인 약 처방에 앞서
잘못된 생활습관부터 고치고
우울 등 정신과 문제 살펴야
식욕억제제 환각·중독 위험
1~2주 한번 부작용 체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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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주현수 원장이 "흡연자가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아 금연에 성공하는 것처럼 비만이라는 질병을 가진 환자도 전문의료인의 도움을 받는게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험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다이어트'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올해 수능을 치르는 447명의 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는 응답이 17.9%를 차지했다. 특히 대학 입학 이전 단기간에 살을 빼고 싶은 이들은 운동과 더불어 다이어트약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 TV고발 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 약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비만은 질병입니다. 식이조절과 운동을 하라는 말만으로는 비만이라는 질병의 늪에서 환자들을 구해낼 수 없습니다. 금연을 위해 금연클리닉에 방문해 전문가와 상의를 하듯이 비만도 본인의 의지로 체중 감량을 시도해보고 반복된 실패를 경험한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22일 '살을 빼기 위해 병원 진료나 약물 치료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주현수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답변이다.

▶정신과전문의로 비만치료에 나서게 된 배경은.

"천편일률적인 비만약을 처방받고 부작용과 요요현상을 호소하는 안타까운 케이스가 많다. 비만의 기저에는 불면, 불안, 우울, 중독 등 보다 근본적인 정신과적인 문제들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건강하게 체중을 줄이고자 할 때 이러한 정신 기능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 비만약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식욕억제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을 경우 정신과 약인 만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및 검사를 통해 적절한 약과 용량을 처방받아야 한다. 비만을 정신과 영역에서 다뤄야 하는 이유다. 약물 반응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약물 오남용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신 건강은 지키는 건강한 다이어트 치료를 지향해야 한다. 비만 치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적절한 비만약 복용은 보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 및 유지시켜 줄 것이고, 나아가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수학능력시험 이후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수험생이 많다.

"병원을 찾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할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수험생의 경우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와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 및 부족한 수면 등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된 경우가 많다. 오래 앉아서 공부하다 보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잠이 부족할 경우 식욕을 유발하는 호르몬으로 인해 과도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생활 습관을 개선시키는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 감량을 시도해보고, 안된다면 전문가와 상의 후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직 10대인 수험생도 약물치료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만 17세부터 처방 가능한 식욕억제제가 있다. 또 지방흡수저해제의 경우는 만 12세부터 복용 가능한 것도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처방 가능한 약들이 있는 만큼 의사와 상의 후 환자의 증상과 허용 연령에 맞는 범위 안에서 약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TV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던데.

"약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식욕억제제의 음성적 유통으로 인한 과다복용이다.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식욕억제제는 과다복용하면 마약처럼 환청·환시와 같은 환각과 망상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고, 중독의 위험성이 있다. 예전에 특정 감기약의 경우 한꺼번에 먹으면 환각작용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하면 된다. 의사 처방에 따라 규정을 지켜 복용하면 TV에서 나오는 것 같은 부작용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의사 처방에 의한 오남용의 우려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용 오남용 사전알리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비만약에 식욕억제제가 포함되어 있으면 최대 처방을 3개월로 제한하고,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약의 하루 허가 용량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처방 의사에게 경고를 하고 제도적으로 제재를 하고 있다. 각종 오남용 사례의 경우 인터넷 커뮤니티나 해외직구를 통해 불법 유통되는 식욕억제제를 구입,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 처방이 3개월로 제한되고, 이후에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복용해야 하지만, 이를 참지 못하고 대리구매자를 통해 이어 복용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지난해부터 중고거래사이트 내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감독이 강화돼 식욕억제제에 대한 불법거래가 줄어들고 있지만, 추적이 어려운 SNS로 옮겨지면서 더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남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비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약물 반응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약물 남용 및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모니터링 간격은 짧을수록 좋다. 병원을 찾을 경우 약에 대한 평가 없이 첫 방문부터 4주씩 장기 처방을 해주는 병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1~2주에 한번씩 약의 반응과 부작용을 체크하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신경안정제를 남용하는 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신경안정제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과에서 주로 처방하는 약이다. 효과가 뛰어난 만큼 내성과 의존이 심한 약제로 처방 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비만 치료 보조약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부작용이 심각하다. 환자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처방은 비만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증상과 무관한 약의 남용은 내성과 의존으로 이어져 비만 이외에 '약물 중독'이라는 질환과 싸워야 할 수도 있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배달 음식을 시키고 식사 직후 맛에 대해 평점을 매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셰프가 나오는 방송에 열광한다. 우리의 미각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고, 이러한 달콤한 음식들의 유혹에 비만이라는 질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만큼 비만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건강하게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힘든 사람은 전문가인 의사의 도움을 받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금연클리닉의 도움 없이 그냥 담배를 끊는 사람도 있지만,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아도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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