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중국 황산에도 케이블카가 있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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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3   |  발행일 2021-12-13 제26면   |  수정 2021-12-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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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회부 기자

전 세계 관광지에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이 꽤 많다. 환경단체는 케이블카가 환경을 훼손한다고 주장하지만, '공해 없는 관광시설'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최근 과학기술 발달로 케이블카 기둥을 설치할 때도 헬기가 활용되면서 자연 훼손 우려도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에 앞다퉈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있다. 실제 2000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호주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은 폐광산 철도와 세계 최초의 유리바닥 케이블카인 '시닉 스카이웨이'를 설치했다. 또 1988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호주 배런고지 국립공원은 대구 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1.9㎞) 길이의 4배 달하는 7.5㎞의 스카이레일을 운영 중이다. 2007년 세계자연유산이 된 스페인 테이데 국립공원은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고도 3천718m의 화산 정상까지 오른다. 세계 7대 자연유산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테이블 마운틴 역시 해발 300m 높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1천m가량의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1992년 세계문화유산이 된 중국 장자제도 길이 7.54㎞의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중국인들이 죽기 전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하는 명산인 중국 황산은 최소한의 개발을 통해 자연 환경을 보전하고 있다. 황산 정상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전 세계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였는데, 중국 정부가 안전하고 편리한 산행을 위해 시설을 갖추는 동시에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에 사활을 건 덕분이다. 케이블카로 정상까지 사람을 올려주고, 정상에서 각 봉우리로 이동하는 구간을 흙을 밟을 수 없게 돌계단을 설치해 철저하게 보호했다. 이용 가능한 곳은 철저하게 이용하고, 보전해야 할 곳은 철저하게 보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비슬산도 외국 사례처럼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오히려 케이블카 설치가 필요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구시민도 찬성하고 있다. 달성군이 지난 8월 대구시민 1천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64.6%로 반대(18.6%)보다 월등히 많았다. 장애인단체와 불교계 등 지역 사회단체에서도 교통약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조속한 추진을 바라는 의사를 환경당국에 전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달 말 결정될 환경영향평가 결과다.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서라도 '동의' 판단이 나와야 한다.

강승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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