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지는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예의 정신이 잘 담겨 있다"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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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8   |  발행일 2022-01-19 제13면   |  수정 2022-01-19 07:56
[동네뉴스] 대구향교, 사성.예장지 작성 무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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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규 대구향교 원로위원이 사성과 예장지를 작성하고 있다.

"혼례문화가 간소화됐지만 그래도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사성과 예장지 정도는 다들 챙기는 것 같아요. 마침 대구향교에서 무료로 사성과 예장지를 써준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들의 혼례를 앞두고 대구향교를 찾아 사성과 예장지를 받아 든 김모씨(64, 대구 남구 봉덕동)의 말이다. 대구향교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사성과 예장지를 무료로 써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예장지는 혼례를 앞둔 예비 신랑과 신부 집에서 서로 주고받는 편지로 흔히 혼서지라고도 한다. 혼서지는 청혼서, 허혼서, 납채서, 사성, 연길, 납폐서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근래에는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사성과 납폐서 정도만 통용되고 있다. 사성은 사주단자라고도 하는데 예비 신랑의 생년월일시가 적혀 있고, 납폐서는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예물을 담은 함을 보낼 때 함께 보내는 편지다.

이날 예장지를 작성한 대구향교 박한규(86) 원로위원은 "한문으로 된 예장지를 현대인들이 읽고 이해하는 데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예장지는 내용과 형식 곳곳에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예의 정신이 잘 담겨 있다"며, 사성과 예장지를 펴 놓고 예비 혼주에게 그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요즘은 혼례절차 간소화로 절차가 많이 생략되었지만 사성과 예장지 문화는 그런대로 지켜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향교 이조균 의전국장은 "사성은 예비 신랑이 신부집에 정식 인사를 하는 것이고, 납폐서는 신랑 집안이 신부 집안에 정식 인사를 하는 것"이라며 "예로부터 예장지를 허투루하지 않고 평생 장롱 깊숙이 보관해왔던 것을 보면 예장지가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예장지 신청을 원하는 대구시민은 대구향교 홈페이지에서 혼서지 신청서를 내려받아 혼주 성명, 신랑 성명, 본관 등 필수 기재사항을 기재해 신청하면 1주일 후 받아 볼 수 있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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