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삶의 지혜 얻고 건강도 지켜요" 인생 후반 풍요롭게 하는 칠곡향교 시조창반 활동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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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3  |  수정 2022-04-19 10:35  |  발행일 2022-02-23 제13면
칠곡향고
지난 11일 대구 북구 칠곡향교에서 열린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김인숙 교수의 장구가락에 맞춰 시조창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대구 북구 칠곡향교. 김인숙(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전수자·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7호 이수자) 교수의 장구가락에 맞춰 시민들이 시조창을 연습하고 있었다. 옛 선비들의 인생 고락을 읊는 시민 얼굴에는 그간 걸었던 자신의 길을 회고하면서 꾹꾹 눌러 담아 왔던 '꽃 마음'을 기대하는 듯했다.

고된 청춘을 무사히 마감하고 인생 후반을 알차게 채우려는 시민들이 옛 선비들이 그랬던 것처럼 예와 충효, 그리고 삶을 꾸려나갈 지혜를 배우기 위해 칠곡향교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시조창 강습에 참여하고 있다. 시조창이란 가곡의 가사인 시조에 리듬을 주어 부르는 노래다. 1996년 3월29일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됐다. 이후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한 경제, 전라도 완제, 경상도 영제, 충청도 내포제 등 지역마다 특색을 가미해 분파됐다.

지도를 맡은 김 교수는 칠곡향교뿐 아니라 시조창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김 교수는 특히 마음 치유를 바탕으로 시조창을 지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노력 덕에 칠곡향교 시조창 팀은 작년 제7회 신라국학유학경연대회에서 예악부 장원을 입상할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시조창은 호흡기관 등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영애(65·매천동)씨는 "복부에 힘이 생겨 허리도 덜 아프게 됐다. 전에는 2·3층 계단도 못 올라갔는데 시조창을 배운 후로는 거뜬히 올라갈 만큼 호흡도 길어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칠곡에 거주하는 김병석(77)씨는 "치료 방법이 딱히 없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시조창을 접하면서 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며 "시조 구절구절이 나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삶의 진미"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오징어 게임' 같은 K드라마와 BTS로 대표되는 K팝 등 한국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현대 한국문화와 전통문화가 어떻게 동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금 먼 거리지만 시조창을 위해 강습 때마다 한걸음에 달려온다는 이상화(79·지산동)씨는 "시조는 중국의 한시, 일본의 하이쿠와는 절대적으로 비할 수 없는 삶의 향이 아로새겨 있어 큰 가르침이 된다"며 "눈 감는 순간까지 할 수 있는 게 시조창의 매력인 것 같다. 우리 고유 문화를 후손에 체계적으로 전해주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세계인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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