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투표 D-2주, 李-尹 초박빙 승부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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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4   |  발행일 2022-02-24 제4면   |  수정 2022-02-24 07:28
역대선거 흐름 보면 결과 읽힌다
영남일보 송국건 기자

'한국갤럽'이 대선까지 꼭 2주 남은 23일 발표한 지지율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초접전으로 나타났다. 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21~22일 이틀간 전국 성인 1천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39.0%, 이재명 38.3%로 집계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9.5%,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0%였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갤럽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 안에서 초박빙 지지율 경쟁을 벌이는 선두 두 사람의 실제 득표율은 어느 정도 나올까.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 2·3차 TV 토론회, 코로나 시국의 투표율 같은 변수가 남아 있지만, 과거 대선을 복기해 보면 어느 정도 추산이 가능하다. 지지율은 조사기관마다 들쑥날쑥하는 만큼 초창기부터 지지율을 파악해 온 갤럽을 기준으로 한다.

일단 지금의 지지율 추세는 윤석열에게 유리한 흐름이다. 갤럽은 노태우 후보가 당선된 1987년 대선부터 예상 득표율(지지율) 조사를 했는데, 2017년 문재인 후보 당선까지 7번 동안 2주 전 1위 후보는 모두 대통령이 됐다. 윤석열과 이재명은 23일 발표된 조사에선 오차범위 안에 있지만, 지난 18일 공개된 정기조사에선 윤석열(41%)이 이재명(34%)을 7%포인트나 앞섰다. 다른 기관의 조사도 대체로 윤석열이 우세한 걸로 나온다.

하지만 이재명이 기대를 걸만한 민심의 움직임도 과거 대선 때 있었다. 선두 다툼을 벌이는 양 강 후보의 경우 선거 직전의 지지율 조사보다 실제 득표율이 5~8%포인트 높게 나왔는데, 1위보다는 2위의 상승 폭이 더 컸다. 투표함 앞에서 '샤이 보수' '샤이 진보'가 모습을 드러내며 양 진영이 결집하고, 이때 선두를 추격하는 후보를 향한 결속력이 더 강하다는 의미다.

2017년 대선에서 2주 전 지지율은 문재인 후보 40%, 홍준표 후보 12%, 안철수 후보 24%였다. 실제 득표율은 문재인 41.1%, 홍준표 24.0%, 안철수 21.4%다. 보수 유권자가 결집하면서 홍준표의 득표율이 지지율보다 두 배가 나왔다. 문재인 당선자도 득표율이 지지율을 앞섰다.

2012년 대선 2주 전엔 박근혜 후보가 46%, 문재인 후보가 42% 지지율을 기록해 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득표율은 박근혜 51.6%, 문재인 48.0%로 둘 모두 지지율보다 높았지만 승패가 뒤바뀌진 않았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가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앞섰다. 투표 2주 전 갤럽조사에서 43.9%의 지지를 받았고 이회창(무소속) 17.5%, 정동영 16.1% 순이었다. 막상 투표 결과는 이명박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득표를 기록했다. 보수(이명박)와 진보(정동영)가 투표장에서 각각 결집한 결과로 두 후보 득표율이 지지율보다 쑥 올라갔다.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발판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가 이회창 후보를 꺾고 당선된 2002년 대선은 '2주 전 1위 후보=당선' '2위 후보의 결집력 우세' 공식을 그대로 보여줬다. 투표일 2주 전 노무현은 40.5%, 이회창은 36.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막상 개표 결과는 노무현 48.9%, 이회창 46.6%로 나왔다. 2위 후보 이회창이 지지율보다 득표율을 10%포인트나 끌어올렸지만, 노무현도 8%포인트 이상 높이면서 당락은 뒤집히지 않았다.

결국 갤럽의 8번째 지지율 조사도 역대 대선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면 '2주 전 1위 후보=당선'은 윤석열에게, '2위 후보의 결집력 우세'는 이재명에게 유리한 셈이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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