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잠이 보약이다

  • 김광훈 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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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9  |  수정 2022-04-26 07:47  |  발행일 2022-04-19 제16면
코골이 심하면 자다가 자주 깨어나

8시간이상 자도 피곤·두통·졸림 증상

돌연사 발생하기도…조기 치료 중요

[건강칼럼] 잠이 보약이다
김광훈(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잠이 보약이다. 40대 김모씨는 최근 들어 잦은 회식과 운동 부족으로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했다. 야간에 없던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이 생겨 아침에 일어날 때 목 통증과 두통이 생기고 점심식사 후 낮 졸음으로 인해 오후 일과에 어려움이 생겼다. 코골이는 본인뿐만 아닌 함께 잠을 자는 가족들의 수면을 방해해 걱정이 많았다.

장거리 운전 중에 졸음운전을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킬 뻔한 김씨는 고민 끝에 수면센터를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외래 상담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판정을 받은 후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로 했다. 현재는 체중 조절과 양압기 치료를 병행해 증상이 많이 완화되면서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코골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하지만 가벼운 잠버릇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게 되는 경우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코골이는 기도 주변 근육의 이완과 관련이 있다. 수면 중 호흡 기류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주변의 구조물(연구개, 목젖, 입천장 등)을 떨게 만들어 발생하는 호흡 잡음이다. 발생하게 되는 원인으로는 체중이 증가하면서 기도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어 기도를 좁게 만들 수 있고, 해부학적 구조상의 문제로 좁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비염 및 축농증 등 코막힘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을 경우 코를 지나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지게 되어 점막 진동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베르누이의 정리(Bernoulli's Theorem)'라고 한다.

코골이가 심한 환자들은 원활한 호흡을 할 수 없어 잠에서 자주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8시간 이상 충분한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아 두통과 주간 졸림증이 심하게 발생하게 되면서 컨디션이 나빠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서 인후 환경이 건조해져 심한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 소아는 야뇨, 성인은 야간 빈뇨, 식도역류, 심한 잠꼬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 환자 중 잠을 자는 동안 코를 심하게 골다가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인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코골이를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저산소증으로 심근경색, 부정맥, 심부전증 등 심혈관계 질환(40%),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계 질환(60%).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등 내분비질환(11%)으로 번질 확률이 높다.

그리고 중장년층 남성에게는 발기부전(2.2배)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에는 수면 중 돌연사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PSG)는 수면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표준검사로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수치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고, 결과를 통해 코골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양한 전극을 통해 뇌파, 심전도, 근육의 긴장도, 안구의 움직임, 산소포화도, 전체적인 수면 상태를 분석하기 때문에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를 알아보는 데도 좋다. 비용도 과거에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00만원 정도의 부담스러운 정도였지만, 현재는 건강보험과 의료실비보험 적용으로, 10만원 정도 비용(본인 부담)이면 가능하다.

외래 검사와 수면다원검사는 당일 원스톱(One Stop)으로 진행하고, 치료는 외래 검사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토대로 정해진다. 생활습관 개선(체중 감소, 규칙적인 운동, 금주, 금연 등)을 중점으로 약물치료, 수술치료(비염, 부비동염, 편도수술 등), 중증이거나 재발의 가능성이 보일 경우에는 양압기 치료 등을 권장한다.

코골이는 몸이 보내는 위험한 신호이고, 증상과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광훈(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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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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