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에게 물었다 "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엄빠 찬스' 의혹,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노진실,이동현,손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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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7 17:34  |  수정 2022-04-28 08:31  |  발행일 2022-04-29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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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북대학교 앞. 청년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장관 등 예비 고위공직자들의 능력과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절차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늘 반복되는 논란이 있다. 후보자의 '엄빠(엄마·아빠) 찬스' 의혹이다. 논란은 한낱 의혹 제기 정도로 그치기도 하고, 때로는 법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27일 영남일보 취재진은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와 학원가, 경북대, 경상감영공원, 지하철역 등에서 불특정 다수의 청년층·노년층 시민들을 만나 '엄빠 찬스'에 대해 물었다.


'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엄빠 찬스' 의혹,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학원가에서 만난 이모(24)씨는 "우리 사회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청년층은 부모의 능력으로 어떤 경쟁에서 시작점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부모들의 '내리 사랑'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불평등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모(32)씨는 "각자 본인들의 능력이 아닌 부모 능력 찬스를 이용 한다면 공정성에 위배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성로에서 만난 서모(31)씨는 "최근 정치인들이 청문회 때 상대 정당에 복수하듯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를 남발하는 것을 보고 피로감을 느꼈다"며 "'엄빠 찬스' 의혹도 지나치게 정략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침착하게 실체 규명을 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2)씨는 "공정이라는 이슈에 민감한 청년들이 정치권으로 많이 입문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에 등장하는 의혹들이 청년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더 확실한 검증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다들 그렇게 해 왔던 것들인데 불법적인 부분이 없다면 임명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철저한 수사가 뒷받침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북대에서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전 경북대병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24)씨는 "특혜로 인한 입시 과정에서의 불평등 문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저히 파헤치고 숨어 있는 특혜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지역 어르신들은 '엄빠 찬스' 의혹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경상감영공원에서 만난 김모(76)씨는 "있는 집안이고 없는 집안이고 똑같이 대해야 하는데, 있는 집안이라고 봐주고 특혜 주는데 불만이 많다. 나는 실력대로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정성을 강조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김모(78)씨는 "유능한 사람 뽑아서 일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정치권에서 너무 훼방을 놓으면 잘할 것도 못하게 될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김모(69)씨는 "다 있어 왔던 일들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안 걸릴 사람 없을 것 같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수사를 하면 된다. 정권 출범 전부터 정치권이 시끄럽다"며 불만을 표했다.
손정섭·이동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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