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치'의 중요성 일깨운 尹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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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7   |  발행일 2022-05-17 제23면   |  수정 2022-05-17 07:16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며 "국회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정 전반에 관한 대통령의 생각, 그리고 예산편성과 관련된 경제·재정에 관한 정책적 사항이 포괄적으로 언급됐다. 눈길을 끈 대목이 있었다. '진영 초월' '초당적 협력' 등 직접적인 표현을 써가며 국회와의 소통, 협조를 강조한 부분이다. 절박함을 느낄 정도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도 했다. '통합' 메시지가 빠진 지난 10일 취임사와는 달라진 변화여서 긍정적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한다.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여론의 전폭적 지지 없이는 불가능한 민감한 사안들이다. 가능한 한 정권 초반에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대통령이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장 분위기도 좋았다. 시정연설은 여야 의원들의 경청 속에 차분하게 진행됐다. 대통령이 단상으로 향하는 동안 의원 모두 기립했다. 함께 손뼉을 치며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의원들은 총 18번의 박수로 화답했다. 오랜만에 보는 흐뭇한 풍경이었다. 의회주의를 회복하는 빛나는 한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 이런 협치(協致)의 과정이 있어야 합치(合致)의 단계에 이를 수 있다. 협치는 일방적이지 않다. 서로의 양보가 있어야 한다. 힘을 가진 정부·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며, 야당은 이 손을 뿌리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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