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는 17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할 맛 나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 환경친화적 산업으로의 전환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민정 후보. 왠지 대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그는 활력을 잃고, 노잼(재미가 없는) 도시 대구를 확 바꿀 확실한 자신이 있다고 했다. 대구가 몰락한 출발점을 부패한 기성 정치 세력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제산업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런 대구를 어떻게 혁신할지 정의당 한민정 후보에게 들어봤다.
▶보수 텃밭 대구에서의 출마 의미는 무엇인가.
"'일할 맛 나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대구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이 전국 꼴찌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청년도 떠나가고 자영업자도 힘든 것이 지금 대구의 현실이다. 일할 맛 나는 대구를 만들려면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한 소득으로 지역 소비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대구형 노동 정책 수립과 청년 공간인 문화 거리를 더 많이 만들어 '일 할 맛 나는 대구를 만들자'는 목표로 출마를 하게 됐다."
▶대구가 만년 GRDP 꼴찌다.
"정치의 고인 물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구가 28년 동안 정치 세력이 교체되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물어 주듯 중앙정부에만 기댄 결과라고 말 할 수 있다. 보수정당 소속의 역대 대구시장은 기업 유치를 자신했지만 실제 유치된 적이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는 통합신공항 건설, 첨단 기업 유치 공약을 내걸고 있다. 홍 후보는 매번 틀린 답만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색깔을 좀 바꿔야 한다. 정치를 교체해야만 대구가 GRDP 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구 정치권을 평가한다면.
"대구 정치권은 부패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17개 광역시도 청렴도 평가 결과 대구는 4등급으로 꼴찌였다. 게다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대구 시민을 우롱했다. 홍준표 후보가 '수성구을'을 버리고 대구시장에 나선 것도 수성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공석이 된 자리(수성구을)에 국민의힘 소속의 김재원·유영하 후보가 도전한 것도 시민들에겐 상당한 불편함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 시민에 대한 예의가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시민이 화를 내야 한다. 시민을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후보 돌려막기를 하겠나. 국민의힘은 '대구에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 '포항에서는 과메기에 고추장만 찍어도 당선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고인 물인 대구 정치권의 부패가 계속된다면 대구 발전도 더 나은 미래도 없다. 이번만은 제대로 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홍준표 후보를 철새 정치인으로 비유했는데.
"홍준표 후보는 당선이 유력한 곳만 찾아 다닌 분이라 생각한다. 처음 서울 송파구에서 당선 된 후 선거법 위반으로 낙선하고 다음에 동대문구로 가셨다. 그 후 고향이란 이유로 경남에 내려가 도지사를 했다. 또 대선에 나가기 위해 경남 도민을 버렸고, 최근엔 수성구에서 국회의원 된 지 2년 만에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당연히 지역구인 수성을 버렸다. 이런 모습이 바로 철새 정치인이다. 지금도 마치 대구시장이 된 것처럼 행동하신다."
▶어떤 시장이 될 것인가.
"대구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노동·진보 시장이 필요하다. 대구의 노동 환경은 매우 나쁘다. 대구는 저임금 도시다. 일자리도 부족하지만 일자리 질 자체도 상당히 나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대구의 총 근로시간은 주 177.3시간으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하지만 임금을 보면 대구는 전국 평균(358만 원)보다 낮은 309만 원이다. 타 지역에 비해서 똑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50만 원 적게 받고 있다. 이것이 지금 대구의 노동환경이다. 그 결과 대구의 GRDP는 꼴찌이고, 청년이 가장 많이 떠나는 도시가 된 것이다. 기업 하기 좋은 대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노동자를 무시하고,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펴지 않으면 기업도 대구를 외면할 것이다. 대구는 서비스업이 70%나 된다. 문제는 기업이 없고 대구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니 돈 쓰고 싶어도 돈을 쓸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일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대구 시민이 떠나지 않고 떠난 청년이 돌아오는 대구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제 공약의 핵심이다."
▶대구시장 후보로 내놓은 공약은 어떤 것이 있나.
"청년들은 "대구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얘기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의 정의로운 전환이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 위기와 맞서고 있다. 기후 위기와 경제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탈 탄소 산업을 어떻게 확장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영국 경제 컨설팅 전문회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할 경우 GDP가 0.17% 상승하고 일자리는 5만 9천 개 늘어난다. MIT 산하의 정치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산업을 제대로 진행을 했을 때 우리가 2030년까지 최대 61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다고 했다. 이것이 대구 경제를 살리는 정답이다. 대구 산업의 10%를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 산업을 전기자동차 분야로 변화시킬 것이다. 대구를 자동차 부품 산업 전환 특별지역으로 선정하겠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산업 전환 교육을 강화하고 지원하겠다. 그 다음 재생에너지 분야 육성이다. 대구를 차세대 태양전지 산업 메카로 만들어야 경제를 되살리겠다. 신소재 배터리 뿐만 아니라 전기차,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대구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 이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대구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구가 정말 힘들다. 경제도 어렵고 일자리도 최악이다. 대구를 일 할만 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기후 위기 그리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용이 안정되고 소득을 보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일할 맛 나는 대구를 실현하겠다. 문화관광이나 지역 소비를 활성화시켜 자영업자들도 일할 만한 대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일을 할 수 있고, 일할 맛 나는 정말 살맛 나는 대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마의 포부이다. 기호 3번 정의당 한민정, 꼭 눈여겨 봐 주시고 정의당이 성장해야 대구의 정치·경제 발전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프로필
△1972년 대구 출생 △경화여자고·대구보건전문대 임상병리과 졸업 △동구 청소년문화의 집 사무장 △대구416연대 집행위원 △<사>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 세상'이사 △정의당 부동산공화국해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임호

손동욱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