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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재성이 지난 3일 대구 두산전 1회 말 희생플라이 타점을 기록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3포수 체제'로 선회한 삼성 라이온즈의 막내 안방마님 김재성(27)이 어째서 삼성이 '신흥 포수왕국'인지 증명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떠난 중견수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젊은 포수 김재성을 택하면서 포수왕국으로 떠올랐다.
FA 자격을 얻은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37)를 눌러 앉혔고, 또 한 명의 주전급 포수 김태군(33)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후 시점에 내린 선택이기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삼성 구단 측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능 있는 포수 자원을 갖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라는 표현에서 엿볼 수 있듯 김재성은 당장 주전급 포수는 아니다. 주로 포수 2명으로 운영되는 1군 선수단의 붙박이는 강민호와 김태군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 '김태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수비형 포수로만 생각했던 김태군은 수비는 물론이거니와 공격에서 기대를 한참 웃도는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지난 시즌 타석에서 타율 0.220(232타수 51안타), 24타점 23득점 7홈런을 기록했던 그가 올해 6월을 지나는 시점에 3할 타자로 올라섰다.
4월의 김태군은 무시무시했다. 그는 4월 한 달 타율 0.405와 OPS(출루율+장타율) 0.935를 챙겼는데, 결승타를 2번 기록하는 등 중요한 순간, 필요할 때 안타를 때려줬다는 점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강민호가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한 공백을 김태군이 알차게 채웠다.
강민호와의 공존도 성공적이다. 강민호는 올해 54경기(6일 기준) 가운데 31경기 선발 포수로 나서서 260이닝을 소화했고, 김태군은 22경기 207⅓이닝 포수 마스크를 썼다. 55대 45의 적당한 비율로 나뉘어 있다. 포수 출장 시 투수 평균자책점도 강민호가 3.84, 김태군이 3.9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균형 잡힌 운영이 가능한 건 두 포수 능력이 비슷하고, 삼성 벤치가 선발투수-선발포수 조를 함께 로테이션 돌리는 덕분이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 백정현은 강민호, 앨버트 수아레즈와 황동재는 김태군이 담당한다. 꾸준히 호흡을 맞추면서 안정을 유지하고, 동반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
벤치의 시스템은 김재성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좌완 백정현이 부진 탓에 2군으로 내려가면서 좌완 허윤동이 대체 선발로 발탁했는데, 허윤동의 파트너 김재성도 함께 1군으로 콜업된 것. 삼성 이적 후 첫 콜업이며, 구단 차원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3포수 체제를 택했다.
김재성은 지난 3일 대구 두산전에서 허윤동을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점)으로 이끌면서 2020년 6월 3일 LG전 선발승 이후 2년 만의 선발승을 챙기도록 도왔다. 공격에서도 첫 타석과 세 번째 타석에서 중요한 희생플라이를 때리면서 팀 타격이 가능한 선수임을 증명했고, 네 번째 타석 땐 안타도 기록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 김재성이 허윤동의 장점을 잘 이끌어줘 승리했다"면서 "일단은 허윤동과 짝을 이뤄 출전하겠지만, 점차 다른 선발투수와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 김재성이 좋은 자질을 보여줬고, 앞으로 경험을 쌓아 뛰어난 선수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성이 파트너 허윤동의 호투를 이끌며 1군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함께 팀 주축으로 성장해갈지 팬들 기대가 쌓이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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