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 순환 도시철도' 트램·모노레일 장단점 두고 '갑론을박'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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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8 16:40  |  수정 2022-06-08 20:17  |  발행일 2022-06-09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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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서대구 순환선' 교통수단이 트램이 될 지 모노레일이 될 지 안개속인 가운데 대구 북구 노원로 일대에 나붙은 서대구순환도시철도의 빠른 착공을 촉구하는 익살스러운 문구의 현수막.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도시철도 '서대구 순환선'의 모노레일 선회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트램과 모노레일의 장단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트램에서 모노레일로 선회 시 기존 교통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계획 변경에 따른 공사 지연에 부담을 느끼는 주민들 역시 상당하다.

대구 북구 3산업단지 일대 노원로에는 서대구 순환 도시철도의 빠른 착공을 촉구하는 익살스러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도로 곳곳에 걸려 있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는 '지하든 트램이든 모노레일이든 상관없다. 인자 신경 좀 쓰소'이다.

현수막을 내건 3산업단지대로변발전협의회의 홍선표 사무국장은 "6월 노선 확정 발표를 기대하고 지난달에 현수막을 설치했다"며 "서대구 순환선은 상습적인 주차난에 시달리는 인근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건설된다면 기존 차선을 많이 잡아먹는 트램 보단 대구도시철도 3호선 방식의 모노레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대구 순환선의 모노레일 선회는 기존 도로 간 교통 체증 및 성공 불확실성 등의 문제로 과거부터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러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기존 교통수단과의 적합성을 이유로 서대구 순환선을 트램에서 모노레일로 변경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노선이 지나는 서구 주민들은 "트램이 관광 목적으로 괜찮은데, 아쉽다", "모노레일은 도심 속 흉물"이라며 트램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대체로 모노레일 선회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모노레일 선회에 따른 공사기간 지연이나 노선변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훈(38· 서구 아파트 입주예정자)씨는 "트램보다 모노레일이 좋다는 건 인정하지만, 차량 형태 변경에 따라 공사가 얼마나 지연될 지 걱정"이라며 "국토부의 추가 승인 과정에서 혹시라도 노선이 변경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노레일 선회가 장기적으로 대구 교통 환경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대구시와 대구경북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트램, 대구의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가능한가'라는 포럼에선 트램 도입에 따른 여러 지적들이 오간 바 있다.

우용한 경일대 교수는 "시스템만 놓고 보면 트램 보단 모노레일이 적합하다. 대구도시철도 1·2선은 지하철. 3호선은 모노레일 방식으로 운영 중인데 4호선이 트램으로 건설되면 서로 다른 시스템 3가지가 공존하게 하게 된다"며 "원활한 교통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선 비슷한 기종의 차량들이 순환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황정훈 미래도시연구원장은 "유럽에서 트램이 활성화된 이유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승용차 중심의 교통 체계가 오랜 기간 자리 잡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트램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최근 SNS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된 '서대구 순환선의 노선 변경 우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트램은 모노레일보다 건설비용이 저렴하고 건설 기간도 짧은 반면, 왕복 2차로 규모의 지상 노면을 점유해 달리기 때문에 교통 체증의 문제가 있다"면서 "이미 서구 경유가 결정된 노선을 그대로 한다는 전제 하에 운행수단 변경을 검토하고 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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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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