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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장필준이 지난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이 위기의 삼성 불펜진을 구해낼 구세주로 떠올랐다.
장필준은 지난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등판해 3이닝을 틀어막아 팀의 7-4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팀이 3-4로 뒤진 7회 말 등판한 그는 출발부터 깔끔했다. 첫 상대 안치홍은 앞서 세 타석에서 뷰캐넌에게 3안타를 뽑아냈으나, 장필준의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건드려 땅볼로 물러났다. 장필준은 전준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강타자 이대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쳤다.
단 7구 만에 7회를 끝낸 장필준은 팀이 4-4 동점을 이룬 8회 말에도 공 10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피터스를 땅볼로 돌려세운 장필준은 이호연과 5구 승부로 삼진을 잡았고, 정훈을 다시 땅볼로 처리했다.
투구 수를 아낀 장필준은 9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선두타자 추재현은 안타를 기록했으나, 2루까지 뛰다가 중견수 김현준의 좋은 송구에 잡혔다. 부담을 던 장필준은 안중열과 한태양을 각각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잡으면서 임무를 마쳤다.
장필준이 3이닝을 버틴 덕에 삼성은 김윤수, 오승환 등 단 두 명의 투수를 더 소모하고 7-4 역전극을 완성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이인복에 이어 7명의 투수가 등판해서 한 주의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집중력을 갖고 연장전 승리를 만든 선수들에게 격려를 전한다"며 "승부처에서 장필준의 3이닝 호투가 주요했다. 긴박한 상황에 효과적인 투구를 보여준 장필준이 단비같은 역할을 맡아주리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필준은 올 시즌 전 허 감독이 선발진 합류를 시사했을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개막 직전 삼성을 강타한 집단 컨디션 난조를 피하지 못한 장필준은 4월 13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1군 콜업 시점을 엿보던 중 이번엔 옆구리 부상을 만났고, 결국 지난달 말에야 시즌 첫 1군 등판을 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LG전 선발 백정현이 3이닝 만에 무너지자 마운드를 이어받아 3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1자책점) 호투했다. 같은 달 31일 키움전에서도 선발 원태인에 이어 6회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장필준이 보인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구위와 제구 회복이다. LG전 장필준은 직구가 최고 시속 154㎞까지 찍혔고, 볼넷이 없었다. 키움전에선 볼넷 3개가 나왔지만, 제구 불안이 금방 잡혔고, 구속은 꾸준히 시속 150㎞ 전후로 유지됐다. 이번 롯데전에서도 볼넷을 내주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정면승부를 펼쳤다.
장필준은 "특별하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그냥 하던대로 훈련할 때나 시합 때 최선을 다한다"며 "선발 욕심은 없다. 팀 상황에 맞춰 필요한 역할에 집중하겠다. 지난 일요일(5일)에도 우천으로 선발 등판이 취소됐지만, 특별히 아쉽진 않다. 불펜에서 주어진 역할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현재 삼성 불펜은 부상 등으로 너덜너덜하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제외하고 8명이 불펜에서 대기하는데, 우규민, 이재익, 이승현(좌완) 등 시즌 초반 큰 보탬이 된 선수들은 모조리 빠져있다. 게다가 올해 유독 우천 취소가 적고, 삼성이 접전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많아 불펜 소모가 크다.
자칫 안정감과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는 불펜진에 장필준이 구세주로 나타났다. 삼성 팬들은 그의 각성이 시즌 내내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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